2일 열린 임시국회에서 미디어관련법이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사다. 여당은 회기 내 통과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으나 야권과 시민단체는 결사적으로 저항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격렬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강경기류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주류가 이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SBS 원탁대화’에서 “산업적 입장에서 (미디어관련법을) 해결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2일 한나라당 중진 의원 20명을 청와대로 불러 가진 오찬에서도 “2월에 수고해 달라”며 독려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2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할 것으로 금산분리 완화·총액출자제한제 폐지와 함께 미디어관련법을 꼽았다. 국회 의장의 직권상정 가능성에 대해서도 “직권상정도 법에 있는 것이고 오랫동안 많은 국회의장들이 직권상정을 해왔다”며 무게를 뒀다.
홍준표 원내대표 역시 3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미디어 관련법안은 일자리 창출과 방송 선택권 확대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지켰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주류와는 온도 차이를 보였다. 친박계는 당의 미디어관련법에 대해 총론 상 동의하면서도 대기업과 거대 신문의 방송사 소유에 대해서는 규제 폭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2일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쟁점법안을 국회에서 토론도 하고, 검토도 하고 해서 국민 공감대 위에서 추진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친박계인 김무성 의원도 박 전 대표의 발언 다음날인 3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내 생각이 옳다고 상대가 이해하지 않더라도 밀어붙이자는 것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라며 “국민적 동의와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여야 논의 과정에서 독소조항이 발견되면 수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결사적인 반대 입장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부 여당이 강행처리하려는 대표적인 악법이 언론 관계법”이라며 “일방적인 강행처리는 장기집권의 기도로 비난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미디어 정책을 수립하는 데 오랜 사회적 논의기간을 거친 미국과 프랑스의 예를 들며 “학계와 언론계, 언론노조와 시민사회 등이 두루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파업 재돌입 가능성을 밝힌 언론노조도 한나라당의 공영방송법 토론회에 불참 의사를 밝히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언론인과의 원탁대화’를 제안했다.
언론노조 의장단은 민주당 내 개혁파 모임인 민주연대와 간담회를 갖고 2월 국회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 문방위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강경 기류에 변화가 없고 친박계도 미디어법 개정에 반대하기보다는 소극적인 입장에 그칠 것 같다”며 “지난 정기 국회 때처럼 야당이 물리적으로 저지하기에도 한계가 있어 쉽지 않은 국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