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담당 기자들이 취재 통제에 항의하며 KBS 프로그램 제작발표회 취재를 집단 거부했다.
노컷뉴스, 아시아경제 등 25개 언론사 연예 담당 기자들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열린 KBS 드라마 ‘미워도 다시한번’ 제작발표회에 앞서 KBS가 최근 실시한 '출입기자 신관 본관 출입 통제'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고 발표회 현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일간스포츠 등 5개 언론사 담당 기자들은 항의의 뜻으로 발표회에 불참했다.
이들은 ‘KBS 출입기자 일동’ 이름으로 낸 성명에서 “KBS 출입기자들은 지난 21일 성명과 22일 홍보팀장 면담을 통해 부당한 취재 통제 조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으나 시한으로 밝힌 23일까지 KBS 측은 아무런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며 “취재 통제에 반대하는 우리 출입기자들은 지난 면담을 통해 KBS의 이번 조처가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지를 다시 확인했다. KBS 측은 논리는 한마디로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밝혔다.
KBS 출입기자들은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고 한다. 기사가 아닌, ‘제작발표회 취재 보이콧’이라는 직접 행동을 택해야 하는 우리의 심정은 씁쓸하다”며 “그러나 취재의 자유 수호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자들의 권리이자 의무이며 우리의 의지를 담아 취재 통제 조처를 반대하는 단호한 행동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또한 “KBS는 더 이상 불합리한 억지 논리로 취재 통제 조처를 고집하지 말라. 이를 즉각 철회하고 대화에 나서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이번 취재 보이콧에 이어 제2, 제3의 직접 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밝혀둔다”고 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집단 퇴장한 기자들은 앞으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해 실행에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지난 18일부터 출입기자들의 KBS 신관 본관 출입을 제한하면서 “반드시 홍보팀을 경유하라”고 일방 통보해 반발을 사고 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2차 성명서>취재의 자유 수호는 기자들의 권리이자 의무다
-KBS의 취재 통제 조처 철회를 위한 직접 행동에 들어가며
KBS는 우리들의 기대를 다시한번 저버렸다. KBS 출입기자들은 지난 21일 성명과 22일 홍보팀장 면담을 통해 부당한 취재 통제 조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시한으로 밝힌 23일까지 KBS 측은 아무런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취재 통제에 반대하는 우리 출입기자들은 지난 면담을 통해 KBS의 이번 조처가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지를 다시 확인했다. KBS 측은 논리는 한마디로 전혀 설득력이 없다. 또한 대화를 통한 합의조차 거부하면서 독선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KBS는 계속 ‘중요 방송시설의 보호’가 이번 취재 통제의 이유라고 계속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조정실, 부조정실, 생방송 스튜디오, 뉴스 스튜디오 등이 그런 중요 방송시설이라고 예를 들었다. 그러나 출입기자들에게 기존에 지급됐던 출입증으로는 이런 시설에 이미 들어갈 수 없다. 또한 무단으로 출입할 일조차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출입기자가 중요 방송시설에 위해를 줄 만한 일을 저지른 사례가 있다면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오래 전에 한 번 있었다”는 대답뿐이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도 못했다. 그렇다면 왜 그 때 출입 통제 조처를 취하지 않았느냐는 반박에 “당시는 통제 시스템이 없었다”는 궁색한 말 뿐이었다.
또한 정부부처인 외교부나 삼성 등에서도 이 같은 통제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는 엄연히 사실과 다르다. 과거 참여정부 말기 취재 접근권을 제한하려는 시도가 있기는 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현재 출입기자들이 공용 패스카드를 이용해 대부분의 청사 내부를 취재하도록 하고 있다. 삼성과 같은 사기업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사기업은 영업비밀 등의 보호를 위해 일부 취재 제한이 관례적으로 용인되기도 한다. 그러나 KBS는 공영방송사다. 국민에게 더욱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는 곳이다.
홍보팀장은 “기자실과 출입기자에 대한 사항은 자신에게 전권이 있다”면서도 “회사의 방침이 결정됐으니 철회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일단 과거 출입 시스템으로 복구하고, 중요 방송시설 취재 등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해 출입기자들과 논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결정하자”고 절충점을 제안했는데도 완강히 거부했다. “(출입기자들에 대해) 사전 의견 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반박하는 출입기자들에게 전혀 납득할 만한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계속 “불편하겠지만 협조해 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한마디로 “타협은 없다”는 벼랑 끝 전술이다. 홍보팀은 이번 조치와 함께 출입기자들에게 일반인에게 지급되는 일일 방문증 발부조차 금지된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이는 이번 조처가 홍보팀의 권한 위에 있는, KBS 경영진이 개입돼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고 한다. 기사가 아닌, ‘제작발표회 취재 보이콧’이라는 직접 행동을 택해야 하는 우리의 심정은 씁쓸하다.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불편함을 끼칠 제작진이나 연기자들에게는 유감이다. 독자와 네티즌들께도 양해를 구한다. 그러나 취재의 자유 수호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자들의 권리이자 의무다. 우리의 의지를 담아 취재 통제 조처를 반대하는 단호한 행동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KBS는 더 이상 불합리한 억지 논리로 취재 통제 조처를 고집하지 말라. 이를 즉각 철회하고 대화에 나서라.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이번 취재 보이콧에 이어 제2, 제3의 직접 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2009.1.29
KBS 출입기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