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KBS PD협회 회원 70여명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중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
"전향서 강요하던 유신독재와 뭐가 다른가"
이어 KBS PD협회 소속 PD 2백여 명은 이날 오전 11시 신관 8층 기획제작본부에서 긴급 총회를 열고 △협회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투쟁기금 모금 △제작거부 결의 및 시기와 방법은 비대위에 일임 등 3개항을 통과시켰다.
비장한 분위기에서 열린 총회에서 PD들은 사측의 중징계 결정을 일제히 성토했다.
김덕재 회장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파면이라는 극단 조치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며 “항간에 재심을 거치면 징계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이는 시국사범에게 사형을 선고해놓고 전향서를 쓰면 감형해주겠다던 유신독재 의 행태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나도 파면당하겠다는 각오로 양승동 선배 및 징계 대상자들을 지켜내야 한다”며 “이것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들의 양심의 문제”라고 말했다.
발언에 나선 현상윤 PD는 “최근 권력의 의도대로 조용했던 KBS에 왜 이런 평지풍파를 일으켰는지 모르겠다”며 “KBS를 ‘축소 국영방송’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면 통보를 받은 양승동 PD(사원행동 공동대표)는 “노조와 사원행동이 집행부를 꾸리려는 막바지에 파면 카드가 나왔다”며 “징계보다 KBS가 20년 동안 민주화 과정에서 공영방송으로 쌓아온 위상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막는 큰 틀에서 이번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병순 사장의 목적은 연임인가"

▲ KBS 노조가 주최한 집회에 참여한 6백여명의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오에는 본관 ‘민주광장’에서 6백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노조 주최로 부당 징계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파면 통보를 받은 양 PD와 김현석 기자, 해임 통보를 받은 성재호 기자가 나와 참석자들의 큰 격려 박수를 받았다.
김현석 기자는 “왜 이병순 사장이 파면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택했을까 생각했다”며 “이제부터 그들이 노리는 것의 반대로 싸워나가겠다. KBS를 굴종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대사에 나선 민필규 KBS 기자협회장은 "여러 부서에서 함께 일했던 이병순 선배는 후배들에게 혹독했지만 정치권에 줄서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지금은 바뀐 것 같다"며 "어떻게 정권과 이사회의 눈치를 보며 동료들을 무참히 내쫓을 수 있나. 목적이 연임인가"라고 비판했다.
민필규 회장은 "부당징계를 막아내지 못하면 KBS가 쌓아온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의 성과 역시 무너질 수 있다"며 "징계를 온몸으로 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 |
||
| ▲ 46개 언론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미디어행동이 KBS 본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기자협회 이희용 부회장(앞줄 왼쪽)과 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
"미디어악법 통과 전에 주요 걸림돌 제거"
미디어행동도 오후 2시 KBS 본관 앞에서 ‘KBS 보복징계 규탄, 이병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KBS가 징계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수신료・시청 거부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이번 중징계는 2월 미디어악법 통과 시도를 앞둔 사전 공세”라며 “언론악법과 공영방송법 통과에 주요 걸림돌인 사원행동의 주축 멤버를 파면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1990년 KBS의 37일 간의 총파업 당시 조합원 14명이 구속됐어도 회사는 해임이나 파면을 하지 않았다”며 “이병순 사장은 자사 출신 사장으로서 기껏 한다는 일이 자기 후배 자르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