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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미네르바 '진실 혹은 거짓'

미네르바 "기고한 적 없다"…신동아 "확신, 2월호서 밝히겠다"

김성후 기자  2009.01.14 11:4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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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진위논란 신동아 편집국 표정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충정로사옥’ 6층 한쪽 귀퉁이에 자리 잡은 신동아 편집국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2월호 기사 마감을 앞둔 터라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일정한 리듬을 타고 들려왔다. 그런 정적을 깨뜨린 것은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였다.

대부분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신동아 기고문과 관련한 문의인 듯했다. 기자들은 “편집장한테 물어라. 모든 창구가 편집장으로 일원화됐다”고 말하기 바빴다. 한 기자는 “취재만하다 취재를 당하니 영 어색하다”고 쑥스레 웃었다.

검찰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지목한 박모씨가 “신동아와 인터뷰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12월호에 ‘‘인터넷 경제대통령’ 미네르바 절필 선언 후 최초 토로’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기고문을 실은 신동아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신동아 2008년 12월호에 실린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기고문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 온다, 환투기세력 ‘노란토끼’의 공격이 시작됐다” 맨 앞장.  
 
신동아는 기고문 편집자주에서 “정보당국에서 미네르바의 신원을 파악했다는 보도가 나온 무렵 미네르바와 여러 차례 접촉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주변까지 압박해 들어오는 당국의 태도나 행동에 크게 분노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인터뷰 형식의 문답과 함께 미네르바의 기고문 전문을 실었다.

하지만 미네르바로 지목된 박씨는 지난 10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동아와 접촉한 사실이 없고, (신동아에 나온 기사는) 수치상 (내가 쓴) 데이터를 많이 차용한 것 같은데 그 외 부분은 짜깁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는 신동아에 글을 기고한 사실이 없다고 하고, 이에 반해 신동아는 미네르바와 접촉해 글을 실었다고 하면서 기고문 논란은 ‘진실게임’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각에서 “진짜 미네르바는 따로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열쇠를 쥐고 있는 신동아는 침묵하고 있다. “미네르바 기고 배경과 경위에 대해서는 2월호 지면을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2월호는 17일 오후부터 판매될 것이라고 신동아 측은 밝혔다.

다만 신동아 관계자는 “우리가 접촉한 사람이 미네르바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2월호에 실릴 핵심 내용으로, ‘진짜 미네르바가 따로 있다’는 말로 들린다. 신동아가 관련 증거를 제시할 경우 미네르바를 체포한 검찰이나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은 감당 못할 메가톤급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도 저도 아닌 물타기 기사, 예컨대 “여러 명이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활동했을 가능성”을 제기할 수도 있다. 검찰이 박씨가 글을 쓰면서 공모한 사람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이런 기류와 일맥상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동아는 이번 미네르바 사태로 언론의 기본인 신뢰 문제에 봉착했다. 신동아는 미네르바의 기고문을 실어 ‘미네르바 신드롬’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산되는데 일조했던 당사자다. 그랬던 신동아가 여러 억측들에 대한 명쾌한 해명 보다는 시간벌기에 급급, 팩트 확인을 주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궁금증만 증폭되고 있다.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