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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휴전 '뜨거운 2월' 준비

'미디어관련법' 정국 분석

장우성 기자  2009.01.07 13: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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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 대반격 채비…여권내 권력투쟁 변수


미디어 관련 7대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격렬하게 대치하던 정국이 일단 휴전 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1월 국회 회기 내에는 직권상정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뒤 여야가 신문법·방송법을 시한을 두지 않고 합의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월 임시국회는 또 한 번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일단 ‘숨고르기’를 한 뒤 대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일보 후퇴’ 뒤 대공세 조짐
이런 기류는 여러 군데에서 감지된다. 여권 강경파의 중심으로 지목되는 이상득 의원은 “완벽하게 준비한 뒤 미디어관련법, 한미FTA 비준안을 2월에 통과시키자”고 공언했다. 청와대와 정부 역시 강경 일변도다. 문화관광체육부와 지식경제부는 이례적으로 합동성명서를 내고 미디어관련법안을 방송장악용이라고 비판하는 야당과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일축했다. 그동안 현안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던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까지 나서 맹비난을 퍼부었다.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까지 나서 미디어관련법안은 민생법안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여권은 여론전에서 밀렸다고 보고 2월 임시국회 때까지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태세다. 이는 촛불정국 뒤 전개된 보수적 여론 조성과 검경의 대대적 수사 등 ‘밀어붙이기’ 상황과 유사하게 전개될 양상이다.

임채진 검찰총장이 시무식에서 강조한 ‘좌경친북세력 발본색원’ 발언이나 제작진 강제구인 재검토설까지 나오는 검찰의 MBC PD수첩 수사 재배당 방침, MBC 보도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사 착수, 유인촌 장관의 “편향된 방송을 바로잡겠다”는 발언도 그 전조로 읽힌다. 정부와 검찰이 언론노조 총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처 방침을 천명한데 이어 이미 소환 통보가 내려진 언론노조와 핵심 지·본부 파업 지도부에 대한 ‘손보기’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비록 야당과 ‘합의처리’를 약속했지만 여권은 2월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2월이면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주기를 맞아 개각 및 청와대 개편을 통해 ‘새 출발’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3월이면 대학가의 졸업 이후 청년 실업자가 거리에 쏟아져 나오고, 경기침체에 따른 구조조정의 한파를 맞을 노조의 ‘춘투’가 거세진다. 4월에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잡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밝혔듯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면서 민생은 당분간 더욱 피폐해질 것으로 보여 ‘실기’(失期)할 경우 촛불 정국 이상의 역풍이 불어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앞으로 쟁점 법안 정국에서 주요한 변수는 여당 내 ‘권력투쟁’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법안 강행처리에 대해 당 지도부에 대해 작심하고 한마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상득 의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 친이 주류세력이 주도해왔던 일방 기류에 견제구를 던진 격이다. 여기에 친이 계열의 한 축을 대표하는 이재오 전 의원이 외유를 끝내고 이르면 2월쯤 귀국할 예정이어서 갈등은 더욱 가열될 수 있다. 이 권력투쟁이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사다.

이명박 정부가 지금까지 후퇴했던 것은 촛불정국과 KBS 사장 문제 때 정도다. 두 번 모두 격렬한 사회적 반발과 여권 내 미묘한 권력투쟁이 동시에 벌어졌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특히 미디어 관련 정책에서 KBS 사장으로 가장 유력했던 김인규 현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이 공모를 포기한 데는 여권 내 반대파의 견제가 작용했다는 후문이어서 앞으로 현 정국과 견주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KBS노조 가세 여부도 관심
민주당 등 야당은 오랜만에 ‘야성’을 되찾고 완승했다는 자신감에서 앞으로도 단호한 입장을 보일 기세다. 언론 노동운동 진영 역시 공영방송 민영화, 민영미디어렙 도입 등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는 위기감에서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총파업의 동력을 얼마나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최대 규모의 조합원을 거느린 KBS노조가 어느 정도까지 가세할 것인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