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제작진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위한 ‘송무위원회’ 설립을 검토했다가 일선 기자·PD들의 반대로 백지화했다.
KBS 법무팀은 자사 프로그램이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대응 기준을 마련한다는 취지 아래 송무위원회 설립을 추진했다. 송무위원회를 통해 제작진의 과실이 큰 패소 사건은 관련자를 징계하고 민사소송에서 구상권 청구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도본부·제작본부·라디오본부의 일선 제작진의 의견을 물은 결과 부정적인 입장이 압도적이어서 송무위원회는 일단 백지화됐다. 보도본부의 한 기자는 “현재 사규로도 충분히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데 별도로 제도적 장치를 둔다면 ‘옥상옥’이 되는 셈”이라며 “결국 시사보도·사회고발성 프로그램 제작에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KBS에서 제작진에게 구상권을 실제 청구한 전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2001년 모 지역 MBC의 K기자가 한 취재원에게 민원을 해결해주겠다며 8천여만원의 돈을 받아 구속된 사건 때 해당 기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한 적이 있다.
최근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는 KBS는 (주)참토원 측이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을 상대로 2백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대규모 소송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면서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