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의 관심을 끌었던 KBS 노조 제12대 정·부위원장 선거가 기호 1번 강동구·최재훈 후보의 당선으로 끝났다.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기호 1번은 지지율 50.1%(2천45표)로 48.5%(1천9백79표)를 기록한 기호 4번 김영한·김병국 후보를 따돌렸다. 제11대 집행부의 노선을 계승할 것으로 보이는 강동구 노조의 탄생으로 KBS는 물론 언론계 전반의 판도에 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강동구 후보의 승인 기호 1번의 승리는 지지 기반인 기술직 사원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은 바 크다는 분석이다. 기술직은 KBS 노조 조합원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결선투표 직전 나온 KBS 간부들의 선거 개입 의혹 폭로가 오히려 1번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직종 간 알력으로 비쳐지면서 기술직 표를 더욱 결집시켰다는 것이다.
하위직급, 관현악단, 지역총국 등에서도 많은 표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구조조정에 불안감이 큰 직종의 조합원일수록 1번에 표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병순 사장 반대를 공개 천명한 4번보다는 협상의 여지를 가진 1번이 낫지 않겠느냐고 본 셈이다.
KBS 사원행동을 지지했던 기호 4번은 기자·PD 직의 지지 속에 선전했다. 개혁성향이 강한 PD직의 압도적 지지는 이미 예상됐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특정 후보에 잘 쏠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기자들이 4번을 많이 지지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언론노동운동계 반응 언론노동운동 진영은 1번의 당선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KBS 11대 노조는 언론노조를 탈퇴하고 독립노선을 걷고 있다. 12대 강동구 집행부도 이를 이어받는다. 외부와의 연대활동보다는 회사 내 이해에 따라 움직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내년 미디어 관련 법·제도 개정 및 YTN사태, MBC 민영화 등 언론운동계와 정부와 갈등요인이 즐비하다. ‘연대투쟁’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대 방송사라는 상징성에 4천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KBS 노조가 불편한 관계라는 것은 언론운동진영으로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언론노조가 추진하고 있는 총파업도 KBS가 가세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KBS노조 최재훈 부위원장 당선자는 “언론노조를 탈퇴했더라도 언론노동자의 연대라는 기본 정신은 지킬 것”이라며 “연대할 사안에 대해서는 당연히 연대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KBS 사원행동 앞날은 이번 선거 결과 KBS 사원행동은 일단 시련을 맞게 됐다. 사원행동은 지난 8월 경찰의 KBS 난입 이후 결성돼 ‘관제 사장 반대’ 투쟁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이후 사측의 강한 압박으로 동력이 저하된 상태다. 노조 선거에서 반전을 노렸으나 결국 ‘고지 탈환’에 실패해 타격을 입은 셈이 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절반에 가까운 표를 얻으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이는 앞으로 안팎의 각 현안에서 현 노조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원행동 안에서는 “2기 집행부를 구성해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악 등에 적극 대처하자”는 쪽과 “일단 노조 새 집행부의 대응을 지켜보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원행동은 올해 안에 총회를 열어 진로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