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전 단계냐” 질문에 사측 “할 말 없다”
스포츠서울 전 편집국장인 K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조직개편을 이유로 사실상 대기발령 조치된 것도 모자라 사측으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후 5시, K국장이 배치된 사무실에 정상민 경영기획실장이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나타났다.
그러나 K국장이 자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자, 사무실 구석구석을 뒤진 후 담배꽁초를 문제 삼기 시작했다.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워선 안 된다”, “경위서를 제출하라”며 재떨이도 촬영해 갔다.
스포츠서울 노조는 “K국장이 자리를 비운 증거를 채집해 트집을 잡으려 했던 걸로 보인다”며 “사측이 기자들의 자존심까지 뭉개가며 치졸한 방식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스포츠서울(사장 김학균)이 편집국 보직부장 등 6명을 경영기획실에 배치하고 편집국 부서를 통폐합한 가운데 구조조정 사전작업이라는 우려와 함께 사측의 과잉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번 인사에 충격을 받은 5명은 휴가 중이다.
실제 사측은 인사 조치된 간부들에게 업무와 사무집기를 주지 않는 등 방치했으며, 조직원간 협의 없이 일방적인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사협의회도 사장의 불참으로 성사되지 않고 있다.
스포츠서울 노조와 기자들은 “경영진이 결국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택했다”고 보고 “‘김학균 사장 퇴진운동’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일단 오전 9시 출근에 사장실 앞에서 구호 외치기 등 준법투쟁을 하고 있으며, 임단협 합의 시점이 끝나는 1월 필요하면 물리적인 행동도 할 계획이다.
문제는 사측이 향후 매각을 염두에 둔 조직 슬림화를 위해 수십 명에 달하는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우려다. 서울신문이 재매각에 나설 것이란 소문도 돌고 있다.
반면 회사는 이번 인사조치가 구조조정 전단계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답변을 꺼리고 있다. 정당한 인사권이라는 항변 뿐이다.
정상민 경영기획실장은 이번 인사조치가 구조조정 전단계냐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경영에 신경 써도 모자랄 판국에 담배꽁초나 찍고 있는 게 지금 경영진의 실상”이라며 “스포츠서울의 경영을 악화시킨 무능한 사람들이 구조조정, 기자들에 대한 징계를 운운한다는 게 한편의 코미디 같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편집국 기자는 “편집국은 지금 집단행동이 필요하면 모두 동참하겠다는 분위기”라며 “해고회피 노력없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