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앵커와 기자들이 사측의 부당한 징계에 항의를 표시하며 검은색 정장을 입고 방송에 출연한 ‘블랙투쟁’에 대해 ‘시청자 사과’ 결정을 내려 파장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는 지난달 2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블랙투쟁을 진행한 YTN에 ‘시청자 사과’라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렸다. 시청자 사과는 향후 열리는 재허가 심사에서 감점 요인이 되는 중징계다.
방통심의위는 지난달 8일 방송된 YTN ‘굿모닝코리아 1부’, ‘뉴스오늘 4부’, ‘뉴스 퍼레이드’ 등을 심의한 결과, 방송심의규정 제7조 ‘방송의 공적 책임’, 제9조 ‘공정성’, 제27조 ‘품위유지’를 위반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전체회의에서 야당 추천의 엄주웅·이윤덕·백미숙 위원은 “옷을 입은 당사자(YTN 노조)에게 의견과 변론, 소명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으나 다른 위원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퇴장했다. 이에 따라 해외 출장 중인 정종섭 위원을 제외한 박명진·손태규·김규칠·박정호·박천일 위원 등 5명의 찬성으로 이번 결정이 의결됐다. 박명진 위원장은 “노조 측의 일방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도구로서 방송을 사용한 것은 방송의 공적 책임을 위반했을 뿐더러 공정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는 처사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언론·시민단체는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날 논평을 내고 “중징계를 내린 과정과 그 근거를 보면 ‘정치 심의’라는 말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며 “친 정부 성향 위원들이 ‘검은 옷=불공정’이라는 억지를 부렸다”고 비판했다. 방통심의위 노조(위원장 한태선)도 성명에서 “YTN 노조가 진행한 처절한 몸부림이 공적 책임을 망각하고 시청자를 오도, 품위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청자에게 사과해야 할 만큼 중차대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5백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방송장악 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은 심의위 전체회의가 열리기 직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 1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통심의위원회의 YTN ‘블랙투쟁’ 심의는 ‘정치 심의’이자 ‘편파 심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