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중견 기업인 한국주철관공업㈜의 중국산 상수도관 납품 사기 사건이 폐기물 무단 투기, 공무원 로비로 번져 큰 파장을 낳고 있으나 일부 방송사에서는 보도를 거의 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지검에 따르면 한국주철관공업은 중국산 상수도관을 KS 인증제품인 것처럼 속여 각 지자체 상수도 사업본부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해 2004년 5월 중국에서 수도관 반제품 2만4천톤을 수입해 KS 제품으로 속여 납품했다는 것. 또한 1백여명의 공무원에게 자녀 교육비 등의 명목으로 장학금을 지급, 5억3천여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도 드러났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최세훈)는 지난달 29일 한국주철관 회장인 김 모 씨를 구속하고 지난 13일에는 폐기물 무단 투기 혐의 등으로 회사 대표인 홍 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지역 일간지와 CBS, 연합뉴스 등은 공무원 1백명이 넘게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이번 사건을 의미 있게 다루고 있다. 그러나 부산지역 방송사인 부산MBC와 KNN 등은 이 사건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이에 부산 언론계는 한국주철관공업이 이들 방송사의 주주인 점을 들고 있다.
한국주철관공업은 부산MBC에 7만3천주가량의 주식을 갖고 있으며 이는 부산MBC 전체 주식의 18.48%이다(2008년 3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 부산MBC의 대주주는 MBC로 72.27%의 주식을 확보하고 있어 한국주철관공업이 2대 주주인 셈이다. 또한 KNN에는 68만주를 갖고 있으며 6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부산 지역 일선 기자들의 비판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들 방송사가 KBS 등 다른 언론사에 한국주철관 관련 보도를 줄여달라는 청탁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지역 한 일간지 기자는 “언론사의 주식을 가졌다는 이유로 부도덕하고 치졸한 사건이 묻어가는 느낌”이라며 “해당 방송사 기자들도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측도 당초 사건의 파장을 고려, 과도한 보도를 우려했었으나 당황했다는 전언이다.
해당 방송사들은 출입기자가 개인적인 이유로 휴가상태이거나 보도 시점을 놓친 것일 뿐 주주관계여서 보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MBC 한 관계자는 “보도 시점을 놓친 것이다. 의혹을 제기할 수 있지만 둘 사이를 무리하게 연관 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KNN 한 기자는 “임원과 데스크급에서 대주주의 눈치 보기가 적잖이 작용한 것 같다”며 “내부 기자들 사이에 불만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