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삼성그룹과의 관계 단절을 선언한 것과 관련, 삼성은 표면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내심 난감해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그룹 업무지원실 관계자는 2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고광헌 한겨레 사장의 발언과 관련) 가타부타 할 말이 없다”면서 “한겨레 지면에 삼성에 부정적인 기사가 나는데 광고를 해봤자 효과가 없어 광고를 안 하고 있다. 광고 재개는 정책적인 사안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돈으로 한겨레를 굴복시킬 의사도 없고, 한겨레가 돈으로 넘어오지도 않는다”면서 “고 사장의 메시지는 삼성이 아닌 사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 광고 없이 가겠다’는 한겨레의 입장이 본보 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 한겨레에는 사실 여부와 배경 등을 묻는 타 기업 홍보팀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일부 기업 관계자들은 삼성이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는 소식을 한겨레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기업 간부는 “업계에서는 한겨레와 삼성이 관계 정상화하는 것으로 봤는데 무엇 때문인지 틀어졌다”면서 “내달 20일께로 예정된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삼성이 한겨레와의 관계 복원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겨레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사장이 언급한 대목 중 ‘고통이 따르더라도 가겠다’는 표현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겨레의 길을 의연하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열린 한겨레 임시 이사회에서도 사외 이사들은 한겨레의 선택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 등 인터넷에서도 한겨레의 결단을 지지하는 글이 잇따랐다. 다음 아고라에서 ‘혜안’은 “한겨레, 꿋꿋하고 멋집니다”며 “대한민국의 정론지, 한겨레 정말 자랑스럽습니다”고 했고, ‘지록위마’는 “한겨레 독자를 무시하는 저 삼성의 오만함”이라고 꼬집었다.
김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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