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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출입기자의 CJ사건 특종

동아 조수진 기자, 살해청부의혹 보도
사건기자 시절 지인 통해 실마리 얻어

김성후 기자  2008.11.12 14: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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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특종 보도한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개인자금을 둘러싼 살인청부 의혹 사건은 사회부 사건팀장인 김기현 기자와 외교부를 출입하는 조수진 기자의 합작품이다. 두 사람은 이 보도로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제217회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경찰발 사건기사에 정치부 소속 기자가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어찌된 사연일까?

“경찰에서 대기업과 조폭이 연계된 사건을 수사하는가 보더라구.” 8월 초, 조수진 기자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한 지인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툭 던진 얘기였지만 한 귀로 흘려들을 수만은 없었다. ‘대기업, 조폭’ 두 단어의 어감이 결코 가볍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후 조 기자는 사건기자 시절 옛 취재원을 만날 때면 그 사건에 대해 묻곤 했다.

하지만 별다른 진척은 없었다. 정치부 기자가 사건기자 시절 지인들을 만날 여유가 많지 않았고, 만난다 해도 질문 수준이 ‘서울의 김서방 찾기’ 격인 탓이었다. 그렇게 그 사건은 잊혀져갔다. 그러던 9월 초 어느 날, 사건기자 때 만난 한 취재원은 “한 대기업 총수가 측근에게 돈을 맡겼는데, 이게 조직폭력과 연관이 됐다”고 했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안부인사차 만난 한 정치권 인사의 말은 더욱 구체적이었다. 그는 “요즘 C기업 이모 회장한테 이상한 소문이 돌던데…. 혹시 들어봤어?”라며 그룹과 총수 이름을 전해줬다. 얽혀 있었던 사건의 실타래가 풀려가는 느낌이었다.

조 기자는 기업체 이름을 근거로 사건기자 때 인맥을 활용했다. 9월20일 오전, 경찰에 있는 한 지인의 흥분된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넘어왔다. “얼마 전 C기업에 대해 물어본 것 있지? 정말 그런 사건이 있더라. 회장 자금을 관리하던 직원이 사채로 자금을 운용하다가 돈을 떼이게 되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살해 청부를 하려 했다나봐. 서울경찰청에서 조사한데.”

조 기자는 시경캡인 김기현 기자에게 알렸고, 김 기자는 조 기자가 전해준 정보를 토대로 세부 취재에 착수해 C기업 회장의 측근이 관리하던 자금 규모 등을 확인했다. “200억원대 총수 돈을 관리하던 대기업 직원이 몰래 사채로 운용하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살해 청부를 한 혐의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동아일보 9월24일자 12면 보도는 그렇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