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가을 프로그램 개편 반대 투쟁에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가 가세함에 따라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빚어지고 있는 각종 사내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KBS 기자협회(회장 민필규)는 10일 회원 5백1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미디어포커스 타이틀 변경 반대’ 76.7%, ‘기자협회 차원의 공동행동 전개 찬성’ 71.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보도본부 기자 사이에 ‘시사투나잇’ 폐지에 대한 일부 이견이 있어 여론조사까지 벌였으나 개편 반대 투쟁에 대한 동의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협은 매일 아침과 점심 시간을 이용해 미디어포커스 폐지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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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기협과 PD협회 소속 기자.PD 1백50명이 11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로비에서 열린 'KBS 관재개편 반대' 연대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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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필규 회장은 11일 열린 집회에서 발언을 통해 “PD들과 일부 의견 차이가 있으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편에 민주성이 전혀 담보되지 않았다는 데 동의한다”며 “기자와 PD가 힘을 모아 사측에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KBS의 한 중견 기자는 “보도본부 쪽이 그동안 사내 사안에 대해 다소 중립적이었으나 기협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한 것은 어느 정도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회사 측은 미디어포커스와 시사투나잇의 타이틀 변경 등 기존 개편 방침을 바꾸지 않고 17일 예정대로 개편을 진행할 계획이다.
KBS 측은 시사투나잇의 경우 애초 예정된 ‘시사터치 오늘’ 이외에 다른 명칭 역시 검토하고 있으나 어떻게든 타이틀 변경은 이뤄질 전망이다. ‘시사터치 오늘’로 발령받은 11명의 PD들은 제작 참여를 거부하고 있으나 CP와 데스크 체제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미디어포커스 취재기자 6명에 대한 인사이동도 11일 단행됐다.
기자와 PD들의 반대 속에서도 개편은 예정대로 강행될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 예정된 조직개편과 사원행동 소속 사원 징계, 최근의 보도 방향 논란 등 각종 쟁점에서 적지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13일부터 시작되는 노조 선거에서도 이 같은 문제들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편 회사측은 경영 위기를 호소하며 사원들의 문제제기에 대처하고 있다.
KBS는 10일 2백명의 간부사원이 참석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사보 특보에 결과를 공개했다.
경영진은 “지금의 경영위기는 10년 전 IMF 당시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사적 고통분담을 해나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올해 9백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내년 적자규모가 1천억원을 웃돌 것이라며 인력효율화, 아웃소싱, 팀장급 간부들의 임금 자진 반납 등 제작비 절감 방안과 인건비 점유율 인하. 방송제작비 효율화 등도 거론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문제는 수신료 인상이며 이를 위해서는 자구 노력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KBS의 또 다른 중견 기자는 “아무리 회사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일방통행 식으로 진행할 경우 의외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원들의 불만은 적지 않으나 아직 구심점을 갖지 못한 점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