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마다 다 사람 없다고 난리입니다. 그런데도 위에서는 ‘기획없다’, ‘단독없다’고 계속 쫍니다. 당장 지면 메우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특종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힘들어도 미래가 보이면 견딜 수 있지만 지금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어 더 힘듭니다.”
문화일보 노조(위원장 박영출)가 지난달 말 노조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 방담회에서 젊은 기자들은 문화일보 기자로서 사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인력이탈의 몸살을 앓고 있는 편집국의 분위기를 들어보기 위해 노조가 마련한 이번 방담은, 연차별로 각 기수를 대표하는 젊은 기자 5명이 참석했다.
기자들은 무엇보다도 인력 부족으로 인한 지면 제작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A 기자는 “이번에 수습기자 3명 뽑는 거 보면서 현재 인력부족 문제에 대한 회사의 인식을 알게 됐다”면서 “수습기자 충원은 인건비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칭찬과 격려 문화가 사라지고 질책이 많아지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편집국 분위기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B기자는 “부장단 회의 끝나면 ‘00씨 이번 기획 때문에 고생했다고 국장이 전해달랍니다’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칭찬은 고사하고 고생하는 줄이나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꽉 막힌 소통 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C기자는 “무리한 기사가 아래로 여과없이 내려오는 경우가 있다. 일선 기자들이 ‘너무 심하지 않냐’고 얘기하면 부국장이나 부장들은 ‘좀 맞춰달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D 기자는 “닫힌 구조 속에 생활하다보니 비판적인 생각이나 의견을 얘기하는 것이 어색해졌다. 위에서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고 하다보니 기자들이 수동적으로 일하는 데 길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화 노조가 지난 9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백62명 중 1백31명(82.0%)이 ‘인력유출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고, 직원들이 문화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123명이 ‘낮은 임금과 열악한 복리제도’를 꼽았다.
문화 노조에 따르면 2008년 9월10일 현재 정규직과 계약직을 합한 문화일보 전체 직원은 3백65명으로 2003년 말(4백14명) 이후 49명이 줄었으며, 특히 이 기간 편집국 기자 41명이 회사를 떠났다.
김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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