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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의 석간신문 ‘아프톤블라뎃’의 뉴스룸. 가운데 원형이 통합뉴스룸으로 주위에 각 부서가 연결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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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신문들, 통합뉴스룸 개편 등 생존 모색 분주스웨덴 남부도시 욘쇼핑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욘쇼핑 포스텐(Jonkopping-Posten)’은 지난해 스웨덴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발행부수가 3만9천부에 불과한 이 신문은 지역에 밀착한 기사로 독자수만 11만명에 달한다. 지역주민의 65%가 욘쇼핑 포스텐을 읽을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약진으로 신문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매츠 오토손 편집국장은 “새로 시작하는 기자들에게 ‘40년 넘게 일해야 하는데 신문이 없어지면 어떡할 것이냐’고 했다”면서 “욘쇼핑에서 유일하게 발행하는 신문이고 광고가 많기 때문에 아직은 탄탄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자들이 서로 토론하고 얘기할 수 있는 기사를 많이 생산하는 것이 지역신문이 갈 길”이라고 했다.
뉴미디어 등장으로 신문들 타격스웨덴과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3국은 전통적으로 신문이 강세를 보였던 곳이다. 주부들이 슈퍼마켓에서 저녁 찬거리를 사면서 반드시 석간신문 1부를 장바구니에 담는 것이 이들 지역의 오랜 전통이었다. 그런 까닭에 북유럽 3국의 신문 구독률은 80%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그런 추세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2007년 스웨덴 신문의 발행부수는 3백43만부로 4년 전인 2003년(3백66만8천부)에 비해 6.49% 감소했다. 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등장과 무료 신문의 폭발적 증가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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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4대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의 한 사무실에서 이 회사 랄프 발터 마케팅 총괄본부장이 타블로이드 판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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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종이신문의 독자가 감소하고 인터넷 등 뉴미디어 분야로 독자층이 이동하면서 광고액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의 신문 판매액은 1975년 1백10억 파운드(약 22조7천150억원)에서 2007년 70억 파운드(약 14조4천550억원)로 급락했다. 발행부수는 2003년 1천7백25만부에서 2007년 1천5백50만1천부로 10.14%가량 줄었다.
독일도 마찬가지다. 일간신문의 수는 2003년 3백72개에서 3백59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발행부수는 약 8.78% 감소했다. 지난 2002년 광고매출은 49억3천만 유로에서 2006년 45억3천만 유로로 8.19% 급락했다. 줄어드는 독자와 감소하는 광고. 두 키워드는 유럽 신문시장을 관통하고 있는 화두였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불경기가 더해지면서 유럽 신문의 시름은 커져만 갔다.
제작패턴 파괴 등 변화 모색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 신문들은 생존을 모색하고 있었다. 편집국을 통합뉴스룸으로 개편하고, 온라인 뉴스를 강화하며 판형 변화를 시도했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전통적인 신문 제작의 패턴을 버렸다. 지면혁신과 더불어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그 꿈틀거림은 신문 편집 부분만이 아니었다. 판매와 광고도 혁신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영국 일간신문 ‘데일리 메일(Daily Mail)’은 구매력 있는 중산층 여성을 타깃으로 신문을 만들면서 최근 성장한 케이스. 30년 전만해도 망해가는 회사였으나 주된 독자층을 중산층 여성으로 잡고, 기사와 편집을 대대적으로 혁신하면서 독자와 호흡했다. 정치, 사회보다는 건강, 교육, 여행, 패션 디자인 등 여성 취향의 기사를 집중 배치하고, 여성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여성 일선 편집자와 칼럼리스트, 기자를 대거 충원했다. 가판시장이 활성화된 영국에서 최초로 가정배달을 시작할 정도로 판매에서도 변화를 추구했다.
독자 눈높이 맞추기 ‘성공’그 결과, 지금은 영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신문이 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천800만 파운드, 올 10월 현재 4천800만 파운드의 이익을 실현했다. 이 회사 매니징 에디터 로빈 어서는 “예전에는 남성에 의해 남성을 위해 만드는 신문이었다. 그러나 중산층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여성들이 데일리 메일에 주목하게 됐다”면서 “구매력 있는 여성독자가 늘자 광고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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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 시내에서 한 시민이 무료신문을 집어가고 있다. ‘무료신문을 집어가라’는 가판대 문구가 눈에 띈다. 20007년 영국 무료신문 발행부수는 1백11만부로 2003년(5백96부)에 비해 95.47% 증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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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주 7일 발행하는 본지 이외에 무료 신문 ‘메트로’와 ‘런던라이트’, 석간신문 ‘이브닝 스탠더드’를 함께 발행하고 있다. 특히 메트로는 젊은 독자들에게 초점을 맞춰 여성층이 주력인 데일리 메일과 차별화하면서 동시에 독자층을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그러나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다 내년 신문값을 27% 정도 인상할 예정이어서 수익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종이신문, 웹사이트와 통합스웨덴 2대 석간지인 ‘아프톤블라뎃(Aftonbladet)’은 그동안 따로 운영하던 종이신문과 웹사이트 조직을 내년에 통합할 방침이다. 종이신문 구독보다 웹사이트 방문자가 많아지면서 회사 측은 합병을 결정했다. 1994년 오픈한 이 신문 웹사이트는 스웨덴 전체에서 6위를 달리고 있다. 하루 웹사이트 방문자수만 1백80만명. 자회사인 중고품 사이트 블로킷이 9위에 있어 두 회사를 합할 경우 5위 안에 들 정도로 스웨덴에서 유명한 웹사이트다.
1990년대만 해도 한국의 네이버 같은 포털은 스웨덴에도 있었지만 2000년 이후 사라졌다. 구글이나 MSN 등이 있는 데다 신문사 웹사이트가 포털 기능을 대신하면서 이들은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 신문 웹사이트에는 뉴스 이외에 다양한 자회사 사이트들이 링크돼 있다. 뉴스 공급은 종이신문의 기사 이외에 온라인 기자 60명이 실시간으로 올리는 최신 뉴스, 한달에 3천8백원을 받고 심층 기사를 제공하는 Plus, 웹 TV 등이 있다. 휴대폰으로 뉴스를 받아보는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도 3주 전 시작했다.
존 핸리 편집국장은 “지금까지는 종이신문에 우선권이 있었지만 이제는 웹에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종이신문의 수익이 웹사이트에 비해 30% 정도 더 많다.
판형 교체·콘텐츠 변화독일의 4대 일간지인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Frankfurter Rundschau)’는 지난해 5월 타블로이드로 판형을 바꾸었다. 1945년 창간 이후 62년간 대판을 고집했던 이 신문은 생존 전략으로 판형 변화를 선택하는 강수를 뒀다. 타블로이드 판형에 맞게 콘텐츠도 매거진 형식의 기사로 혁신했다. 또 젊은층과 여성 독자를 위해 문화 여행 연예면을 확대했다. 교육 산·학협동 등 생활정보에 가까운 기사도 늘렸다. 사진과 그래픽도 더 많이 실었다.
판형을 바꾼 후 1년 동안 라디오 TV 등 대중 매체와 역전 식당 등에서 대대적인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들어간 돈만 약 2백50만 유로. 판형 변경은 대체로 성공적이었다. 랄프 발터 마케팅 총괄본부장은 “독일 신문산업이 전반적으로 독자 감소 추세에 있는데 판형 변화는 독자를 유지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감소세를 보였던 독자수가 판형을 바꾼 후 가판 구독자가 늘어나면서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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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석간신문 아프톤블라뎃 본사 앞에서 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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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이드 판형은 독일에서 전례가 없는 데다 대중지로 인식되고 있어 이 회사도 판형을 바꾸기 전 상당한 고민을 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 광고주와 사전에 포맷 변화에 대해 논의하고 독자들을 상대로 여러차례 인터뷰를 했다. 기자들에게도 타블로이드에 맞는 테마를 다루도록 끊임없이 주지했다. 늘어난 독자만큼이나 새 포맷에 적응하지 못해 떠나는 독자들도 적지않았다. 특히 노년층은 중도 좌파 성향의 신문이 주류신문으로 가려는 것 아니냐며 신문 구독을 중단하고 있다.
로벤 쉘린베리그 편집부국장은 “여성, 젊은층이 관심있는 주제를 다룬다고 해서 그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타블로이드였다”면서 “아직 성공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우리 신문의 고유한 색깔을 유지하는 토대에서 다양한 주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의 위기론이 현실화하고 있는 시대, 유럽 언론들은 중앙지와 지역지를 막론하고 부단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이들의 움직임은 덫에 빠진 사실을 망각한 채 독자와 광고주 위에 군림하려는 대다수 한국 신문을 향한 메시지이기도 했다. 결국 해법의 실마리는 ‘변화’와 ‘결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