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구본홍씨, 노조 대화서 변명·회피 일관

29일 1시간가량 대화, 조합원들 성토 쏟아지자 자리 떠나
구씨 "호텔비용 등 과다 지출 죄송"

곽선미 기자  2008.10.29 17:56:21

기사프린트



   
 
  ▲ 구본홍 사장이 29일 노조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구본홍 사장이 29일 오전 노조와 1시간 가량 공개 대화에서 변명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구 사장은 “보도국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인사를 냈다. 위임하면 월급 지급할 수 있다. 호텔 등 과다 지출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본홍 출근 저지 투쟁’ 중이던 YTN 노조는 이날 1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오전 9시8분경 도착한 구 사장에게 공개 대화를 제의했다. 28일 담화를 내고 추가 징계와 고소의 가능성을 내비쳤던 구 사장과 난상 토론을 나눠보자는 취지였다.

대화 초기 양측은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노조는 구 사장이 몇 차례 대답에서 잘못을 시인하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질타와 성토를 쏟아냈다. 구 사장은 결국 9시58분께 “오늘은 이만하자”며 서둘러 자리를 벗어났다.

노조는 우선 “대선 캠프 특보 출신이 보도전문 채널의 사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구 사장은 “방송을 이끄는 데에는 전문성이 필요하다”면서 “사장추천위원회 공모 절차에 응해 정정당당하게 뽑혔다. 사추위에서도 같은 질문이 나왔는데 문제가 있었다면 나를 뽑지 않았을 것이며 기자경력 30년은 충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지난 1백일간 보여준 모습이 리더로서 자격이 있다고 보나”라고 질의했다. 구 사장은 “주총 이후 직간접적으로 대화를 나눴고 타결 직전까지 갔다. 5대5 대화, 끝장투표·중간투표로도 대화했으나 결과가 이렇게 되었다”라며 “사실은 경영에 전념해야 한다. 광고주들을 만나고 다녔고. 진정성이 전달 안돼서 그렇다. 민영화 저지 대책위도 꾸렸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조합원들은 부·팀장 인사의 기준을 따졌다. 또 “경영을 생각한다면서 돌발영상이 중단되어 시장 가치가 떨어진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도 질문했다.

먼저 구 사장은 부·팀장 인사에 대해 “보도국이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보도국이 제대로 안돌아갔다”고 짧게 말했다. 현덕수 전 노조위원장은 “‘랜덱스 중계(아래)’ 때문에 방송이 파행되고 광고도 잘리고 시청률도 떨어졌다”며 “이것은 정상적인가”라고 반문했다.

구 사장은 “중계를 전제로 한 사업이라고 들었으나 사업이 잘 안된다고 해서 앞으로 자제하라고 했다”며 “중계를 한다고 해서 녹화하라고 지시했는데 그 이후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구 사장이 면피의 모습을 보이면서 조합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왕선택 기자는 “이름밖에 없던 구멍가게 회사를 번듯하게 만들어놓았다. IMF 때는 간부들과 제가 돈이 없어 후배들 밥도 못 사줘서 도망 다니고 굶으면서 회사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며 “구 사장이 와서 선·후배들이 서로 욕하며 싸우게 되었고 회사를 만든 1등 공신들의 목이 잘렸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민영화를 저지하겠다고 하면서 방통위 국정감사에서는 방송법 시행령을 찬성한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임금도 체불한 사람이 법칙을 운운하다니 가증스럽다”라고 쏘아붙였다.

임장혁 기자는 “직인을 사장이 찍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냐”고 질의했으며 구 사장이 “있다”라고 답하자,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물었다. 노 위원장은 “사장 유고시엔 어떻게 하나”라는 질문에 구 사장은 “그 땐 위임하면 된다”고 해 조합원들로부터 “그럼 당장 위임하라”며 성토를 받았다.

조합원들은 “직원들은 월급도 못받고 있는데 사장은 경영이 어렵다면서 호텔 스위트룸을 애용했다. 지금까지 매달 3백만원의 현금과 공용카드, 총무팀 카드까지 끌어다 썼으며 석달간 받은 월급이 4천여만원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구 사장은 “정상적인 업무가 가능했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며 “과다 지출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

랜덱스 생중계 사건

‘랜덱스 중계’ 사건은 지난 2일 이례적으로 YTN이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랜덱스의 개막식 행사를 생중계하며 구본홍 사장의 축사를 내보내 논란이 됐던 사건이다. 당시 노조는 자체 행사인 랜덱스의 개막식을 생중계 한 바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 모 전 보도국장 직무대행, 유 모 대외협력국장 등이 강행했다.


개막식 행사가 현장에서 지체되자 당초 30분으로 예정했던 방송이 50여분으로 늘어났으며 이 과정에서 이 보도국장 직무대행과 정 모 편집부국장이 PD교체를 명령하고 편성 변경을 지시했다.


후에 유 모 국장이 “그동안 매년 랜덱스 생중계를 해왔다”고 거짓 보고를 해 일련의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노조 공정방송점검단과 공정방송위원회가 성명을 내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점검단과 공방위는 김 모 감사에게 이 국장, 유 국장, 정 부국장 등 3명에 대해 인사위원회 회부를 거듭 촉구했다. 이에 김 감사는 지난 17일 유 국장을 인사위원회에 회부, 이 국장은 서면 경고를 각각 결정했다.


그러나 김 감사는 20일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감사가 인사와 보도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방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 관련 규정과 과거 사례를 검토해 감사가 공방위 개최 문제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한 뒤 인사위 회부 결정을 유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