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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직불금 언론인들, 자진신고 모범을"

언론계 도덕불감증 '위험 수준' …자정 필요

민왕기 기자  2008.10.29 10: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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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지는 않았지만, 쌀 직불금은 친지분께 드렸어요. 10만원도 안되는 돈입니다.”

이번에 쌀 직불금 수령이 확인된 한 방송사 간부는 거리낌 없이 “쌀 직불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큰 문제가 아니라는 태도였다. 수령한 돈이 소액이라는 점과 실경작자인 친지에게 직불금을 양도했음을 강조하면서다.

문제는 쌀 직불금 부당수령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위법이 명백한데도 ‘억울함’과 ‘부당함’을 강조한다는 데 있다. 이 간부는 오히려 ‘경범죄론’을 주장하며 최근 언론보도가 마녀사냥식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규정에 따르면, 쌀 직불금은 실경작자가 신청하고 수령해야 한다.

임대를 주거나 세대가 다른 가족이 농사를 지으면서 자신의 명의로 직불금을 신청하면 부당수령으로 간주 된다. 실경작을 했는지 여부가 관건인 셈이다.

게다가 쌀 직불금 신청이 농사를 짓고 있다는 증명이 돼 강제처분을 막고,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문제도 야기한다.

이렇게 언론사 간부조차 직불금 문제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드러냄에 따라 언론계 일각에서는 언론인 명단 공개는 물론 자진신고를 통해 언론이 먼저 자정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감사원이 14일 공개한 ‘쌀 소득 등 보전 직접지불제도 현황’에 따르면 전체 직불금 수령자 중 비경작자인 언론인은 4백63명. 이중 본인 명의로 수령한 언론인은 94명, 가족 명의로 수령한 언론인은 3백69명이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5천6백96만원. 언론사 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는 임원·간부급 연봉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 때문에 지역 주재기자를 제외한 실경작 가능성이 없는 일부 언론사 간부들과 임원, 언론 사주, 지방언론사 사장 및 임원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각 언론사별로 직불금에 연루된 언론인이 있는지 조사를 벌여 스스로 이 문제를 밝혀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에 대한 언론인들의 최소한의 예의”라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 wank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