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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방위 국감 결산

'부적절한 만남' 폭로, '방송 장악' 의혹 증폭

장우성 기자  2008.10.28 14: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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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홍-최시중·박선규 회동’ ‘국정원 차장 참석 언론 현안 회의’ 등 확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이하 문방위) 국정감사의 이슈는 단연 YTN과 KBS를 둘러싼 ‘방송장악’ 논란이었다.

특히 청와대-정부 인사와 여당, 해당 방송사, 국정원 간부에 이르는 일련의 만남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속속 제기돼 방송 장악 의혹의 근거를 더해줬다.



   
 
  ▲ 24일 오후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서 신재민 2차관이 국정원회합과 관련 사실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본보가 단독 보도한 YTN 구본홍 사장과 청와대 박선규 비서관의 7월초 회동을 비롯,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구본홍 사장의 8월17일 회동, 최 위원장과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국가정보원 김회선 2차장이 만난 것으로 확인된 8월11일 회동, 이명박 대통령의 8월16일 산행 중 KBS 사장 관련 발언 등이 잇따라 국감 현장에서 확인됐다.

YTN 구본홍 사장은 각종 회동과 관련, 말을 계속 뒤집었다. 구 사장은 애초 구본홍-박선규’ 회동 사실을 부인하다가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국감에서 위증을 경고하자 마지못해 인정했다. 천정배 의원은 구본홍 사장과 최시중 위원장의 회동을 확인했다. 천 의원은 구 사장의 이 같은 정부 관계자들과의 만남과 우리은행이 YTN 주식을 팔기 전에 구 사장이 제일 먼저 매각 발언을 했다는 것을 근거로 YTN 사태에 정부가 깊숙이 개입한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제기한 8월11일 회동은 당사자들이 비교적 쉽게 시인했다. 그러나 여야 간 큰 인식 차이를 보였다. 여당 의원들은 “만나는 것이 무슨 문제냐” “정권 초에 당정 협의를 위해 이런 대책회의는 자주 열리는 게 당연하다”고 했으나 야당 의원들은 “정치적 독립성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장이나 국내 정치 개입이 금지된 국정원 간부가 참여해 ‘언론 관련 현안’을 논의한 것은 5공 시절 ‘관계기관대책회의’의 재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내에서는 ‘쉬쉬’하는 인상까지 주는 KBS 사태도 오히려 국감 현장에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8월8일 경찰력 난입, 정연주 전 사장 해임 과정의 부당성, ‘시사투나잇’ 등 프로그램 폐지 움직임, 사원행동 직원들의 징계 문제 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 16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회 문방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최문순 의원은 여러 번 ‘적시타’를 날렸다. KBS 편성본부장의 “(프로그램 개편안이) 결정은 됐으나 밝힐 수 없다”는 문제 발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 사원행동 직원의 감사 결정 과정에서 감사실의 반대가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 업무일지를 근거로 경찰력 투입 당시 유재천 이사장이 병력을 요청하기도 전에 경찰이 출동을 완료했다는 것도 최 의원이 잡아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8월16일 청와대 뒷산 산행을 하면서 “김인규는 안된다”는 발언을 해 다음날 이른바 ‘KBS 대책회의’가 열렸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KBS 사태의 정부 개입설을 뒷받침했다.

서갑원 의원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보도와 관련 “KBS에는 허니문이 없나”는 권혁부 이사의 이사회 발언을 공개, 파문을 불렀다.

그러나 YTN과 KBS 사태를 집중 조사하기 위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한나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야당은 이와 관련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할 예정이나 쌀직불금 국정조사와 심각한 경제 위기 등과 맞물려 성사가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