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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8·8사태, 경찰 주장 허점 많아

경찰력 요청은 '시설주' 권한...천재지변·범죄발생 때 투입 가능

장우성 기자  2008.10.22 14: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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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월8일 KBS 경찰력 투입 사태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당시 경찰력 투입 뒤 서울 여의도 KBS 본관 1층 로비에서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는 KBS 직원들.  
 
KBS 8·8 경찰력 투입 사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주장에는 허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첫 번째 논란은 KBS에서 경찰 투입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이 누구에게 있느냐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대통령훈령 제28호 ‘통합방위지침’을 근거로 “KBS에 대한 경찰력 투입은 계엄령과 같은 비상사태가 벌어질 경우 외에는 KBS의 경영진이 직접 요청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나 법률적 상식으로도 경찰 요청 등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설의 관리권은 시설주, 즉 경영진에게 있으며 KBS는 사장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통합방위법 제15조에는 “국가중요시설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이하 ‘시설주’)는 경비·보안책임을 지며…국가중요시설의 시설주는 자체 방호계획의 수립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지방경찰청장 또는 지역 군사령관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돼 시설관리권이 ‘시설주’에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당시 경찰력 투입은 유재천 이사장이 “신변의 위협을 느껴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사장의 요청이 없었더라도 관할인 영등포 경찰서장의 판단에 따라 경찰력을 투입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근거 법률로 들고 있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제7조는 “경찰관은 위험한 사태가 발생해 인명·신체 또는 재산에 대한 위해가 절박한 때 그 위해를 방지하거나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부득이하다고 인정할 때는 합리적으로 판단해 필요한 한도 내에서 타인의 토지·건물 또는 선차 내에 출입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부득이한 상황으로는 ‘인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미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천재, 사변, 공작물의 손괴, 교통사고, 위험물의 폭발, 광견·분마류 등의 출현, 극단한 혼잡 기타 위험한 사태’로 규정하고 있다. 또는 ‘대간첩작전수행 또는 소요사태의 진압’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해지려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 가능하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법에서 규정한 경찰력이 투입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경찰직무집행법’은 타인의 건조물에 경찰력이 투입될 수 있는 상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KBS의 8일 상황이 이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경찰은 유재천 이사장이 투입을 요청하기 전부터 KBS 안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8일 국정감사에서는 유 이사장이 경찰력을 요청한 오전 9시45분 이전인 8시 이후부터 KBS 본관 로비에 사복경찰 15명가량이 들어와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업무 일지에도 경찰 출동 시각은 오전 9시34분으로 기록돼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방송통신위원회 확인감사에 이병순 사장·유재천 이사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경찰력 투입 사태를 비롯해 KBS의 현안에 대해 따지기로 해 치열한 논박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