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사장이 6일 예상보다 높은 수위의 징계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언론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구 사장이 9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에 출석요구를 받은 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YTN 33명의 사원들에 대한 이번 인사는 내용과 시기 측면에서 예상밖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구 사장은 9일 국정감사를 위해 노조 노종면 위원장, 진상옥 전 경영기획실장 등과 함께 국회 문방위에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은 상태다.
구 사장은 그동안 정권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문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에 의한 집중 포화를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원들에 대한 해고와 징계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게다가 80여일 동안 강공책을 피해오던 구 사장이 1개월 전부터 돌연 사법처리 등 강하게 밀어붙이고 국감 출석 결정 이후 대규모 징계를 단행한 배경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YTN 사측 한 관계자는 “국감 출석은 구 사장으로서도 위기이자 기회”라면서 “법적으로 사장 지위를 인정받았음에도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 등으로 사장직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구 사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징계와 법적 대응도 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YTN 노조와 언론계에는 정치권 외압설도 부상하고 있다.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6일 ‘긴급 총회’에서 “노조는 대화의 문도 열어뒀었다. 여러 루트를 통해 대화의 전제조건을 조율해왔다”면서 “이를 일방적으로 깨는 징계를 왜 감행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언론계 한 인사는 “구 사장이 정치권으로부터 국감을 최종 시한으로 부여받아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계는 현직 언론인 6명 해고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총력 대응키로 했다. 특히 YTN 중징계 결정은 언론운동 진영의 결집효과는 물론, 구본홍 퇴진의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와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 전·현업인 및 시민단체는 잇따라 성명을 냈다. 이들 단체는 징계 철회를 촉구하는 한편, 이명박 정권의 퇴진운동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8일에는 민주당 내 개혁성향의 모임인 ‘민주연대’ 등이 주축이 돼 YTN 사옥 앞에서 촛불집회를 벌인다. 언론계와 정권의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YTN 내부로서는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조는 6일 긴급총회에서 이미 지난달 10일 76.4%로 가결된 바 있는 ‘총파업’을 적극 논의해 나가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은 ‘나도 징계하라 투쟁’에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돌발영상팀 3명의 PD 중 2명이 해고와 정직으로 PD직을 수행할 수 없게 돼 프로그램이 폐지의 위기에 처해 내부는 물론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면 정부와 구 사장 측은 ‘재허가’와 ‘민영화’로 압박할 공산이 크다. 사측에 의해 추가 징계자가 속출하는 사태도 우려된다. 사법처리 대상자에 대한 경찰 조사마저 심각한 수준으로 나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극적 대화를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양측의 극한 대립 속에 YTN 사태의 해법은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한편 YTN은 6일 오후 6시 사내 게시판을 통해 노종면 노조위원장과 현덕수 전 위원장 등 6명을 해고하고 임장혁 돌발영상 팀장 등 6명을 1~6개월 정직, 8명을 감봉에 처하는 중징계를 단행했다. 모두 33명의 징계 대상자 중 남은 13명에 대해서는 ‘경고’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