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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기자들이 6일 회사 인근 한 맥주집에서 편집국 워크숍 뒤풀이를 하고 있다. 뒤풀이는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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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8시30분께,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 강당에 경향신문 기자 1백50여명이 모였다. 이영만 사장의 격려사로 시작된 경향 편집국 워크숍은 발제에 이은 자유토론 형식으로 두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폭소가 터지고 간혹 침묵이 흐르기도 했지만 워크숍의 열기는 강당을 환하게 밝힌 수백여개의 백열전구만큼이나 뜨거웠다. 그 중심에는 촛불이 있었다. 한 발제자는 경향의 사사(社史)는 촛불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촛불은 기자들의 의식을 씨줄날줄로 관통하는 화두였다.
“촛불정신 계승과 극복이 과제”워크숍은 촛불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 동시에 극복하자는 쪽으로 모아졌다. 촛불 이후 부쩍 늘어난 독자의 성원을 공유하고, 한편으로 제대로 된 신문을 만들고 있는지, 어떤 신문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성찰하고 고민하는 자리였다. 배려와 희생, 부서간 유기적 협조를 주문하는 얘기에서 성역 없는 비판, 치우침이 없는 불편부당한 기사 등 신문 제작의 본령을 강조하는 발제도 있었다.
기사 다양성 등 경향신문의 약한 고리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과 국장단의 지면 제작 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사회부 법조팀 조현철 기자는 “큰 이슈가 발생했을 때 국장단의 의제 설정에 대해 일선에서는 ‘과하다. 왜 이렇게 가야 하냐’라는 얘기가 있다”면서 “에디터, 팀장, 기자들이 지면 제작에 대해 토론한 뒤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2차 술자리까지 이어진 워크숍의 결론은 ‘소통과 변화’였다. 그리고 레토릭이 아닌 실천을 요구한다는 것이었다. 송영승 편집국장은 “주목도가 높아진 지금, 기사의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 진보의 정체성에 매달려 신문의 실력 없음이나 불성실이 커버되지 않은 단계에 와 있다”면서 “워크숍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지면에 신속하게 구체화시키는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촛불 의미 해석 실천방안 마련촛불정국을 통해 발현된 여러 변화를 껴안으려는 노력들이 몇몇 신문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7일 새벽까지 이어진 경향신문 워크숍은 촛불의 성과를 토대로 더 좋은 신문을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동아일보 평기자 1백50여명이 7월 초 사내 소통 활성화 등을 요구하며 결의문을 낸 것도 맥을 같이 한다. 당시 촛불시위 취재현장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현실에 답답해 했던 젊은 기자들의 목소리는 결의문 채택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기자들은 지난달 초 1박2일 워크숍에서 △소통 활성화 △저널리즘 원칙 일반 △콘텐츠 업그레이드 방안 등을 토론했다. 기자들은 주제별 보고서가 완성되면 ‘평기자-편집국 간부-경영진’ 등 3자로 구성된 ‘동아 뉴스룸 협의체’에서 구체적 내용들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한겨레는 지면개편으로 촛불과 호흡했다. 이번 지면개편은 5월 이후 신규로 한겨레를 구독한 독자 6백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주된 근거로 작용했다. 경제섹션 신설, 문화면 강화, 생활밀착형 정보가 핵심으로, 촛불시위 때의 신규독자들을 정기독자로 안착시키기 위한 시도다.
촛불 정국 이후 HRC의 신문 열독률 조사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던 중앙일보는 기존 신문 제작 관행을 리뷰하고, 개선점 등을 찾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신중앙판으로 판형을 혁신하면서 이를 반영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