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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외교부, 기자 소통 참여정부보다 후퇴

일반 현안도 '모르쇠' 기자 불만 증폭…외교부 "정부부처중 가장 많은 브리핑"

김성후 기자  2008.09.30 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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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시설 재가동, 김정일 건강이상설 등에 대한 취재를 놓고 통일 외교 당국과 출입기자들이 마찰을 겪고 있다. 사실 관계를 확인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물음에 당국자들은 “확인 중에 있다. 알려줄 수 없다”는 말로 감추기에 급급하다. 특히 민감한 현안이 아닌 일반적 사안도 ‘모르쇠’로 일관, 기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통일 외교 취재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기자들이 부처 브리핑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주변국과의 관계 등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비공개 정보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도 최근 브리핑은 보도자료 수준에 머무르고, 내용 또한 참여정부에 비해 후퇴했다고 기자들은 입을 모은다. 통일부에 출입하는 한 방송사 기자는 “대변인 브리핑은 새로운 내용이 없어 취재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공식브리핑이 겉돌다보니 당국자의 발언에 의존하는 익명 보도가 남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4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에서 내.외신 기자들에게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개해도 되는 사안도 숨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외신을 통해 보도됐던 9월9일 이후, 통일부 출입기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통일부에 사실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김하중 장관이 그달 18일 국회 외통위에 출석해 공식 입장을 밝힐 때까지 10여일간 입을 다물었다.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로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안들이 보도되는 것은 남북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당시는 국정원 국회 정보위 보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발언 등으로 “부축하면 움직일 수 있는 수준, 양치질을 할 수 있는 상태”라는 정보가 공개됐을 때로, 기자들은 통일부에 정부의 공식 입장을 거듭 요구했다.

중앙일간지 한 기자는 “정보를 주지 않는 것보다 기본적으로 통일부에 정보가 없는 것 같다. 국정원 정보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아는데 숨기고 있기 보다는 모르고 있다는 편이 맞다”고 말했다.

북핵 신고서 등 국민 알권리를 위해 공개해야 하는 사안을 감추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이 지난 6월 미국에 제출한 핵 신고서는 석 달 째 한국 국민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핵 신고서 검증을 둘러싼 북·미간 대립으로 북핵 문제가 꼬이면서 핵 신고서 내용은 국민적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기자들은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외교부는 묵묵부답이다. 중앙일간지 한 외교부 출입기자는 “국민들은 17년간 진행된 북한의 핵 활동에 대해 알아야 할 권리가 있지만 정부는 여러 이유를 들어 감추려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대변인 실랑이 일상사
대변인들의 자질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브리핑룸에서 기자와 대변인이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이제 일상사가 됐다. 부처 현안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대변인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외교부에 출입하는 중앙일간지 한 기자는 “내용을 알고 절제된 정보를 공개하는 것과 내용을 모르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외교안보 분야에 초보 기자들이 출입하다보니 그런 얘기가 있겠지만 현 대변인에게 기자들이 답답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외교부는 상반기에만 정부 부처에서 가장 많은 2백24회의 브리핑을 했다”면서 “브리핑 내용의 질이나 범위 등 보는 관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기자들의 취재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