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집중포화'

방통위 회의 비민주성, KBS대책회의 도마
민주당 "정권 실정 주역, 해임 집중 요구할 것"

장우성 기자  2008.09.12 20:31:38

기사프린트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의 추궁에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에서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방통위의 문화체육방송관광위원회(이하 문방위)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은 최시중 위원장의 KBS 대책회의 참석, ‘방송 장악’ 논란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KBS 이사 추천 방통위 회의 비민주성 제기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업무보고에 앞서 보도자료를 내고 방통위 전체회의 속기록을 공개, 회의의 비민주성과 절차적 정당성 부재 등을 문제제기했다.

최문순 의원이 공개한 속기록에 따르면 민주당 추천 몫의 한 방통위원은 KBS 유재천 이사 추천을 결정했던 회의 전날 유 이사가 이미 확정됐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5월30일 회의에서 “미리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 사후에 거수기 노릇을 하기 위해 위원회가 존재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또한 “아직 시간 여유가 많으니 조금 더 논의를 해보자”고 제안했으나 당일 이사 추천이 강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방통위의 KBS 보궐이사 추천은 궐석 뒤 30일 이내에 이뤄지면 된다. 김금수 전 이사장이 사퇴한 것은 회의가 열리기 사흘 전인 5월27일이었다.

방통위가 신태섭 전 이사가 결격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고 강성철 부산대 교수를 보궐이사로 추천한 7월18일 전체회의 속기록에는 회의 날 아침까지 일부 위원들에게 안건 상정 사실이 전달되지 않은 정황이 밝혀져있다.

속기록에서 한 방통위원은 “전화 한 통화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화급한 안건이었나”며 “4명 위원 중 절반이 안건 상정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정상이냐”고 따졌다. 또 “오늘 추천 인사에 대한 표결에서는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거부하겠다”며 “진짜 이런 회의 진행은 인격적 모욕을 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역시 강성철 이사 추천은 강행됐다.

“KBS 사장 인선 논의 안했다”에서 “자사 출신 좋겠다” 말바꿔

야당 의원들은 문방위 업무보고에 들어가자 최시중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서는 최 위원장이 주선해 8월17일 서울 모 호텔에서 열린 이른바 ‘KBS 대책회의’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방송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한 최 위원장이 이와 같은 KBS 사장 인선 기준 논의에 참여했다면 명백한 직권남용으로 형사고발감”이라며 “고발 전에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문방위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KBS 대책회의 관련) 유력한 사장 후보와 사실상 임명권을 가진 이사장을 동석시킨 모임을 주선하는 게 위원장 본분에 충실한 것이냐”며 “대통령의 멘토 역할은 민간인으로서 하라”고 꼬집었다.

최 위원장에 대한 공세에는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이정현 의원은 “이 정부는 언론 장악을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 기자 출신인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은 KBS 대책회의에 대해 “매우 민감한 시기에 KBS 원로와 청와대 인사를 모아놓고 서울 시내 한복판 호텔에서 모임을 가진 것은 굉장히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라며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방송의 독립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최시중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었다”며 “이런 일에 각별히 조심해야 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도된 것처럼 대책이나 인선을 논의할 의사는 없었고 KBS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원들의 질문이 계속되자 “KBS 내부 출신 사람이 되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논의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자신이 이 모임을 주선해 유재천 KBS 이사장, 이동관 대변인의 참석을 권유했으며 이 대변인이 정정길 대통령실장도 함께 가는 게 좋겠다고 해 함께 했다고 밝혔다.  김은구, 박흥수, 최동호씨는 따로따로 만나려 했으나 같이 만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불렀다고 덧붙였다.

정연주 전 사장 해임에 대해서는 당위성을 역설했다. 한나라당 성윤환 의원이 정 전 사장 해임에 대한 견해를 묻자 “정 사장의 퇴임문제는 경영실패 이전에 정치도의적 문제”라며 “더구나 경영의 문제가 그렇다면 더더욱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 보도는 작문" VS "위원장 측도 인정"

그러나 8.17 대책회의를 단독 보도한 경향의 기사에 대해서는 “인용된 내용은 거의 대부분 작문이다”라고 맞섰다.

이에 해당 기사를 쓴 경향 김정섭 기자는 12일자 신문 ‘기자메모’ 칼럼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거짓말을 그렇게 태연하게 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최 위원장 측은 경향 보도가 나오자마자 ‘외부로 알려질 수 없는 내용까지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취재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동관 대변인이 도청 의혹까지 제기했던 사실을 최 위원장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 YTN 등 낙하산 인사 문제도 추궁됐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최 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장을 맡은 이후 ‘낙하산 인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하자, 최 위원장은 “그 견해를 이해는 하지만 동의는 못한다”고 대답했다.

방통위원장으로서 전문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전병헌 의원은 최시중 위원장에게 BcN(광대역통합망) 구축 효과를 질문, 최 위원장이 “잘 모른다”고 답변하자 “방송 장악에만 관심이 있지, 신사업과 신성장 동력에는 문외한”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12일 브리핑에서 ‘낙하산 인사, 국정파탄 3인방 특별 테스크포스’를 구성하겠다며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방송 및 언론 장악 음모, 국민탄압의 책임을 물어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 3명을 ‘이명박 정부 실정 3인방’으로 규정, 이들의 해임을 집중적으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최시중 위원장에 대한 논란은 남은 국회 일정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