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가 2009년 말까지 민영 미디어렙(Media Representative 광고판매대행사)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4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내년 12월까지 민영 미디어렙을 신설, 방송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상파방송의 광고판매 대행이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위주의 독과점 체제인 데다가 연계판매(끼워팔기)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신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방송사와 종교방송사들은 “여론의 다양성과 방송의 공공성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19개 지역MBC와 9개 민영방송으로 구성된 지역방송협의회는 4일 오후 성명을 내고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반대한다”며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 (경영 상) 취약한 매체들은 자본에 의해 지배되는 시장 논리에서 맥없이 무너져 결국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코바코 노조도 5일 성명에서 “방통위가 주장하는 코바코 해체와 민영 미디어렙 도입이 방송 광고시장과 전체 광고시장의 성장을 가져온다는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며 “정권에 입맛에 맞는 방송만 제공하려는 관제방송, 상업방송만 살아남게 하려는 방송 장악음모와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민영 미디어렙 도입은 방송 구조 개편을 위한 첫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민영 미디어렙의 도입이 현재의 ‘다공영 1민영’ 방송 체제를 ‘다민영 1공영’ 체제로 재편하는 것과 직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방 겸영과 민영 미디어렙이 함께 추진되면서 일부 메이저 신문만 살아남는 등 ‘신문시장의 구조조정’도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방송에 대해 시장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이 언론계 일각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민영 미디어렙 출범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업무보고 과정에서 기존의 한국방송광고공사법을 대체해 광고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광고법’ 제정을 정부입법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파장이 될 전망이다.
문체부는 방통위와 마찬가지로 복수의 민영 미디어렙을 도입하되 새 광고법을 도입해 방송광고를 포함하여 광고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진흥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코바코를 ‘광고공사’ 혹은 ‘광고진흥원’으로 개편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