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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다공영 1민영 체제 재편 시작

케이블-YTN·MBN 보도채널 타격 예상

장우성.곽선미 기자  2008.09.10 14: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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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미디어 교차 소유 완화’ 방침에 지상파 방송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기국회에서 신문법 개정을 통한 신문·방송 겸영 허용과 국가기간방송법(국방법) 제정,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과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 한 묶음으로 진행되면 KBS 2TV와 MBC의 민영화가 가시화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겸영이 허용되면 조·중·동 거대 신문이 방송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이 열린다. 국방법이 제정되면 MBC가 공영방송의 규정에서 벗어난다. 국방법은 KBS와 EBS만을 공영방송으로 규정하기 때문이다. KBS 2TV에 대한 성격 변화도 가능하다. 이후 방문진법 개정을 통해 현재 방문진 70%, 정수장학회 30%의 MBC 소유지분을 민영화한다는 것이다.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소유 제한이 자산총액 10조원 규모로 완화되면 조·중·동과 대기업의 컨소시엄으로 MBC나 KBS 2TV를 소유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 신문의 지상파 방송 소유 허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회적 저항과 논란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겸영 허용과 민영화도 시간을 두고 단계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외국어대 김우룡 교수(언론정보학부)는 8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1차 IPTV, 2차 케이블TV의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 3차로 지상파 방송 등 3단계로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관계자도 “우선은 케이블 TV의 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의 겸영을 허용하고 지상파는 차기 과제로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문·방송 겸영은 한나라당이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다공영 1민영 체제의 재편이 이뤄지는 물꼬를 튼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지상파 방송사의 관계자는 “방송구조 개편은 단순한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어떠한 단계를 밟든 종착역은 방송구도를 민영 중심으로 바꿔 비판적 보도 기능을 약화하고 대기업의 이윤을 확대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의 종합편성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보도전문 PP 확대 허용 방침에 케이블 보도채널들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우선 보도전문 PP가 확대 허용되면 YTN과 MBN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여러 업체가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광고시장이 급속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방통위에서 인정하고 있는 보도 채널은 이들 2곳이나 토마토TV, 한경WOWTV 등 사실상 보도채널인 곳이 10여개에 달한다는 점에서 향후 난립 현상도 예상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신재민 제2차관의 ‘공기업 지분 매각’ 발언으로 파문에 휩싸인 YTN은 앞길이 더 캄캄하다. 보도 PP 진출이 허용될 경우 YTN을 매입한다는 신문사가 벌써부터 2곳 이상 거론되는 등 주된 표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인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5일 평화방송에 출연해 “신문법 처리 과정에서 신문·방송 겸영이 거론될 것”이라며 “YTN의 신문사 소유는 법 개정이 이뤄지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종합편성, 보도 PP가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케이블 채널이 전국 시청가구수의 80%에 육박하는 등 지역 지상파 방송사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이로 인해 조선, 중앙, 동아 등 메이저 신문들은 그동안 케이블방송에 진출, 입지를 넓혀왔으며 종합편성 PP 허용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종편 PP의 확대 허용이 민영방송사를 추가로 허가하는 효과를 낸다는 점은 역시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종편채널이 여러 개 생겨날 경우 지역방송사와 일부 전문방송들이 더욱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방통위가 내년 말까지 민영 미디어렙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과 맞물려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사들의 어려움도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OBS(경인TV)의 사례만 보더라도 이 같은 우려는 쉽게 짐작이 가능하다. OBS는 지난해 말 출범한 지상파방송이지만 낮은 시청률과 수도권 진입 규제, 지역단위 채널 등의 제약으로 자본의 절반을 잠식당한 상태다.

언론계에서는 신문방송 겸영과 보도PP 확대 허용이 한꺼번에 진행될 경우 조선, 중앙 등 일부 메이저 신문사들만이 방송에 진출하게 된다는 것을 가장 큰 논란거리로 꼽고 있다. 이미 신문시장에서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보수 신문들이 방송사를 경영하게 되면 여론 독과점이 더욱 심각해진다는 지적이다.
장우성·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