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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그때 그때 달라요"

조중동과 경제위기설 보도

김성후 기자  2008.09.08 17: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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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위기설 과장’ 외치며 확산 방어
2004년 위기론 주도…조선 5일 연속 ‘경제 어렵다’ 1면 톱


최근 한국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9월 경제 위기설’에 대한 신문 보도는 2004년 5월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면서도 다르다. 그해 5월 유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주가가 8백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신문들, 특히 동아 조선 중앙일보는 ‘경제 위기론’을 설파했다.



   
 
  ▲ 지난 2004년 5월 조선중앙동아의 경제위기 관련 기사  
 
경제 불안을 앞장서 보도한 것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은 5월10일부터 5일 연속 ‘한국경제가 위기다’는 내용의 기사를 1면 머리로 올렸다. ‘국민 83% “살림 어렵다”’(5월10일), ‘‘블랙 먼데이’ 주가 48P 폭락’(5월11일), ‘주요 시장 르포-지방시장 죽어간다’(5월12일), ‘카드 6개 돌려막아 겨우 버팁니다’(5월13일), ‘한국서 기업해요? 난 떠날겁니다’(5월14일) 등을 연속 게재한 것.

동아는 5월11일부터 ‘경제 이대로 주저앉나’, 14일부터 ‘내수불황 긴급 르포-경제 좀 살려주세요’라는 시리즈를 각각 3회씩 내보내며 다급하게 ‘위기’를 외쳤다. 중앙은 5월11일자 사설 ‘경제는 수렁에 빠지는데 개혁만 외치나?’에서 “경제가 망가지고, 경제가 무너지는 판에 언제까지나 개혁만 외칠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 신문이 그렇게 염려했던 경제위기는 2004년에 오지 않았다. 그해 한국 경제는 4.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2백93억 달러나 흑자를 냈다. 외환보유고 또한 1천9백82억 달러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세 신문은 경제 위기를 부풀려 보도한 셈이 됐다. 일각에서는 세 신문이 다른 속셈(노무현 정부 흔들기)을 가지고 경제 위기를 강조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 지난 4일 중앙과 조선 동아일보 1면 앞머리기사.  
 
2008년 9월 ‘경제 위기설’에 대한 세 신문의 보도는 2004년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들 신문들은 9월 첫째 주, 경제 위기설 확산을 방어하는 기사를 여러 관점에서 폭넓게 제시했다. 정부의 늑장대응을 지적하는 기사도 있었지만 위기설을 대하는 세 신문의 공통 논조는 한마디로 ‘한국경제 위기 없다’였다. ‘지표 악화보다 위기설이 더 위험’(동아) ‘“한국경제 9월 위기없다”’(조선) ‘“위기론 자꾸 거론하면 금융시장 그렇게 간다”’(중앙) 등에서 보듯 위기설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경제 위기설에 대한 보도가 180도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2008년의 경제상황이 2004년의 그것보다 나아졌기 때문에?. 환율, 주가, 가계부채, 무역수지 등 어느 경제지표하나 2004년보다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없다. 정부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오르고 주가가 급락하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같다. 위기설을 대하는 세 신문의 보도만 다를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 6월7일 17개 국회 개원 축하 연설에서 “과장된 위기론이야말로 시장을 위축시키고 왜곡시킬 뿐 아니라 진짜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면서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위기관리는 과장된 위기론을 잠재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동아 조선 중앙일보의 ‘9월 위기설’ 보도와 맥이 같은 발언이다.

김성후 기자 kshoo@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