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MBC 민영화 추진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청와대·여당 고위 관계자들의 잇따른 발언과 보수신문의 신문방송겸영 허용 요구 등이 정기국회와 맞물려 MBC 민영화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의원은 지난달 27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MBC는 무늬만 공영방송이지 사실은 주식회사 문화방송이며 집단이기주의의 전형”이라며 “국민주를 모집한다던가 해서 민영화를 시켜 자유로운 경쟁을 해서 보다 나은 콘텐츠를 국민들에게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 의견을 전제로 “가까운 시일 내에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회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원장에 선출된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연달아 MBC민영화를 거론했다. 지난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사실상 일부 공영방송은 이게 법적으로는 상법상 주식회사로 되어 있으면서도 사실상 공영방송으로 돼 있다”면서 “18대 국회에서 KBS 2TV와 MBC 민영화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1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서는 “이 문제는 16대 국회 때부터 계속 논란이 돼왔다”며 “1공영 다민영 체제가 세계적 추세에도 맞는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박재완 국정기획수석도 지난달 29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우리나라같은 ‘1민영 다공영’은 선진국 체제와 동떨어진다”며 “KBS 2TV 와 MBC 민영화 문제는 전체적인 국정과제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당에서 논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청와대, 여당 관계자들의 일련의 발언은 과거의 단순한 ‘으름장’과는 다른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산발적이 아니라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점도 주목된다. 발언의 당사자들이 청와대 수석, 한나라당 최고의원, 국회 문광위원장 등 ‘급’이 올라간 사실도 눈에 띈다.
정부와 여당은 촛불정국과 PD수첩 문제를 거치면서 MBC 민영화의 필요성을 절감했으리라는 것. 이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가 MBC 민영화의 중요한 시발점이 되리라는 관측이 많다. 한나라당이 의원 입법 형태로 국회에서 신문법 제·개정을 통한 신문방송 겸영 허용, 국가기간방송법 제정 등의 방법으로 민영화의 구체적 단계를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MBC노조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박성제 노조위원장은 “최근의 움직임을 볼 때 이명박 정권의 MBC 민영화 기도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고 본다”며 “본격화될 경우 총력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PD수첩 관련 대응에서는 수세적이라는 평가도 받는 MBC 측도 민영화 논의에 대해서는 다른 각도로 접근할 전망이다. MBC의 한 관계자는 “PD수첩과 MBC 민영화 문제는 완전히 다르다”며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남는 것이 국민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