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YTN 민영화’ 발언이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신재민 차관은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YTN의 공기업 지분을 모두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기업 지분이 58%를 차지하는 준공영방송인 YTN을 민영화하겠다는 것으로, 노조를 비롯한 야당, 시민사회단체 등의 강한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 차관은 이날 “YTN의 공기업 지분은 연합뉴스의 자회사이던 YTN이 외환위기 때 경영난으로 회사가 없어질 위기에 처하자 방송의 공공성을 고려해 구제해주려고 (정부가 간접) 매입했던 것”이라며 “이제 경영이 정상화된 만큼 공기업 선진화 계획을 추진하며 지분을 민간에 모두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YTN의 공기업 지분 매각은 코스닥 시장에서 28일까지 이미 2만주(0.05%)가량 매각됐다”며 “장외에서 팔거나 일괄 매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할 경우 메이저 신문에 넘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어 매각은 시장원리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차관은 “YTN은 코스닥 등록기업으로 공영방송이 아니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부가 민영방송의 주식을 갖고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면서 “공기업 지분은 YTN의 경영상황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매각하게 되며 최대주주도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 “월권과 직권남용, 신 차관 사퇴하라”
이와 관련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8월30일 논평을 내고 “월권과 직권남용의 귀재인 신 차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신 차관의 ‘낙하산 구본홍 사장 구하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신 차관의 발언은 공기업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자 부인할 수 없는 직권남용의 행위”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신 차관은 한전KDN과 우리은행 등 4개 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팔아라, 말아라 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신 차관 스스로 구본홍 사장 구하기와 YTN 노조 협박의 선봉에 나섰음을 공표했다”고 비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YTN의 주식 매각은 YTN이사회 소관으로 신 차관이 나설 일이 아니다”라며 “신 차관은 KBS 등에 부적절한 발언을 한 데 이어 YTN에 대해서도 월권을 행사하는 부절적한 처신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YTN 노조 “신 차관 총파업 결의에 구본홍 구하기”
YTN 노조도 29일 즉각 성명을 통해 “지난 19일 대화가 결렬되자 청와대 모 인사는 ‘1만주가 장외 시장을 통해 팔렸다’는 말을 노조에 전했다”며 “그리고 오늘 구씨의 기만적 부팀장 인사 이후 ‘파업 찬반투표 위임’결의가 나오자 신 차관이 막후에 나서 ‘주식 브리핑’을 자처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앞뒤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공기업을 향해 내가 시키는 대로 YTN 주식을 팔아라고 협박한 셈”이라며 “신 차관의 브리핑은 결국 구본홍 구하기가 본질이다. 현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의 마각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보신문 “노조 무력화, 특정세력에 팔려는 의도”
진보성향의 신문들도 1일 사설에서 신 차관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경향신문은 이날 ‘YTN 민영화, 치졸한 방송 장악 수법이다’라는 사설을 통해 “공공성이 중시되는 언론사인 YTN을 구체적인 계획이나 사회적 합의도 없이 이렇게 민간에 팔아도 되는지 발상 자체가 의심스럽다”며 “민영화 카드로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나아가 정권의 구미에 맞는 특정세력에 YTN을 넘기려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신문은 ‘여러모로 부적절한 ‘YTN주식 매각’’이라는 사설에서 “신 차관의 발언은 사실상 YTN 노조원들에 대한 협박”이라며 “계속 구 사장에게 반대하면 공기업 보유 주식을 모두 매각해 민영화할테니 알아서 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성급히 이뤄지는 YTN 주식 매각은 방송 장악을 위한 정략적 조처라고 밖엔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