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언론재단 노조원들이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5층 임원실 앞에서 “나 살자고 재단 죽이는 임원진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
| |
한국언론재단 노조가 25일 임원진 퇴진 투쟁에 돌입하면서 한국언론재단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박래부 이사장 등 임원진이 사퇴 불가를 천명한 뒤 노조는 곧바로 퇴진을 주장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임원진 사퇴를 요구해 문제를 일으킨 문화체육관광부는 뒷전으로 물러났고, 노조가 전면에서 언론재단 사태를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언론계 일각에서 제기했던 문체부의 지능화된 임원 퇴진 시나리오(재원 압박→직원 불안감 조성→노조 투쟁 유도→임원 사퇴)의 마지막 장이 쓰여지고 있는 셈이다. 노조는 재단이 두 가지 위기, 즉 재원위기와 통합위기에 내몰렸다며 “더 이상 임원이 우리를 지켜줄 수 없다는 자결이 임원 퇴진투쟁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재단의 주요 재원인 정부광고 대행제도가 지난달 29일 문체부의 기타 공공기관 광고 대행업무 중단 통보로 흔들리고 있고, 신문법 개정으로 언론지원 기구 통폐합이 현실화할 경우 언론재단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노조는 9월5일 열리는 한국언론학회 주최 ‘신문산업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두 번째 세션, ‘신문지원 기구 성과와 발전방안’ 토론회에 통폐합 당사자인 재단이 배제된 것을 위기의 방증으로 해석한다.
재단 직원들은 1998년 한국언론인금고, 한국언론연구원, 한국언론회관 등 3개 단체가 한국언론재단으로 통폐합되면서 직원 30%가 구조조정을 당한 아픔을 갖고 있다. 그런 기억들은 신문지원 기구 통폐합 과정에서 재단 직원들의 퇴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해도 임원들을 ‘무능한 경영진’으로 낙인찍고 퇴진 구호를 외치는 것은 조직 이기주의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특히 언론재단 위기를 촉발시킨 당사자인 문체부에 대한 노조의 침묵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 언론계 인사는 “노조가 임원진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부의 부당한 인사 개입은 비판하지 않고 임원들만 나가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고 말했다.
현 임원진이 물러나고 새 임원진이 입성한다고 해도 언론재단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문체부가 언론지원 기구 통폐합 쪽으로 정책기조를 갖고 추진하는 한 어떤 실세 임원도 통폐합을 막기는 어렵다. 구조조정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언론지원 기구 통폐합 등이 포함된 신문법 개정은 (정기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