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 이어 MBC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과 검찰의 PD수첩 관련 압박은 경영진까지 조준하는 등 일촉즉발 상황이다. 보수단체들은 민영화 ‘불 지피기’에 들어갔다.
검찰은 18일 PD수첩 제작진 재소환을 통보했다. 이들은 응하지 않을 예정이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체포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MBC노조는 강제구인이나 압수수색을 강행하면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여당과 보수단체도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PD수첩을 직·간접적으로 그렇게 만든 사람들도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BBC는 2003년 앤드루 길리건 기자의 ‘사실과장보도’ 파문 때 사장 등이 사퇴했고 NHK도 직원들의 주식거래파문 때 회장 등이 사임했다”며 “MBC도 참고하라”고 주장했다. 보수시민단체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등은 PD수첩에 1백억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국민소송 청구인단을 모집할 계획이다.
MBC 측에도 긴장감이 흐른다. MBC노조는 비상대책위로 전환해 18일 긴급 조합원 총회를 열었다. 경영진의 입장도 주목되고 있다. 우선 21일이 시한인 법원의 PD수첩 정정 반론보도 판결에 항소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항소하지 않으면 노조는 파업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민영화론 역시 뇌관이다. 지상파 방송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의 범위를 자산총액 3조원에서 10조원 이하로 확대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도 조짐이다. 지난달 뉴라이트방송통신정책센터 주최로 열린 ‘MBC 위상 정립 방안’ 전문가 토론회에서는 구체적 방안까지 제시됐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지난달 16일 국회 현안 질의에서 “백지 상태에서 MBC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라고 하자, 한승수 총리는 “심각히 검토해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아직 정부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김정태 방송통신위 지상파방송과장은 지난달 뉴라이트 주최 토론회에서 “MBC 민영화는 4~5년은 걸릴 주제”라며 “2013년 디지털 방송 전환 전까지 사회적 합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애초 MBC 민영화는 실현성이 적다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기조로 봐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9월 정기국회가 주목된다. 문화부 신재민 제2차관은 지난 4월 “방송문화진흥회법 등 미디어관련법안을 정기국회에서 일괄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국회에서 방문진법을 개정, MBC를 국정감사 대상에 넣거나 내년 8월 현 방문진 이사의 임기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손을 댈 가능성도 있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정부의 행태를 보면 MBC 민영화도 정면돌파할 것 같다”며 “‘조중동 방송’ ‘삼성 방송’이라는 이슈가 될 경우 광우병 문제 이상의 전 국민적 저항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