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지난 12일 한겨레 방송콘텐츠센터 편집실에서 이경주 PD(사진 오른쪽)와 문석진 영상편집감독이 한겨레가 만든 첫 크로스미디어 작품인 ‘한겨레 리포트-잃어버린 낙원, 민다나오를 가다’를 편집하고 있다. |
|
| |
조선 이어 한겨레도 기자·PD 합작 다큐 제작방송국을 주무대로 활동하던 PD들이 신문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일보를 시작으로 한겨레, 동아일보 등이 PD를 영입하면서 PD들의 활동 반경은 신문사로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PD들의 신문사 입성은 방송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화를 시도하고 있는 신문사들의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영상 콘텐츠 투자에 나선 신문사들에 기획과 제작에 능통한 PD들의 전문 노하우는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PD들,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근처 한 식당. 한겨레 이경주 PD는 곽윤섭 사진전문기자, 김종일 방송콘텐츠센터 기획위원, 구성작가와 점심을 먹으며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방송콘텐츠센터의 차기작인 ‘포토에세이’에 관해 논의했다. 방송콘텐츠센터는 한겨레가 방송용 콘텐츠 생산을 위해 지난해 12월 출범시킨 새로운 팀 이름.
이 PD가 이번에 구상한 작품은 포토에세이. 모든 영상을 사진으로 대체하는 일종의 ‘스틸컷 다큐’다. 사진은 곽윤섭 전문기자가 맡고, 스토리는 구성작가가 쓰기로 했다. 내레이션이 들어가고 음악도 깔린다. 그들은 이날 새 작품에 휴머니티가 담겨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추후 다시 만나 아이템을 정하기로 했다.
이 PD는 “피디와 기자, 작가가 한자리에서 머리를 맞대는 것은 한겨레만의 차별화된 영상 포맷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며 “사진, 환경 등 한겨레 전문기자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활용해 영상화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PD는 케이블 방송에서 14년 경험을 쌓은 중견 프로듀서. 보도, 다큐, 연예 프로그램 등을 두루 섭렵했다. 그는 지난 4월 같은 회사 조현 종교전문기자와 함께 필리핀 남단에 있는 민다나오섬에 다녀왔다. 민다나오의 산간지대 1백km를 넘게 행군하며 오지마을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원주민들의 모습을 찍었다.
그가 찍은 화면은 방송콘텐츠센터 문석진 편집감독의 손을 거쳐 ‘한겨레 리포트-잃어버린 낙원, 민다나오를 가다’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태어났다. 이 다큐는 리얼타임 45분짜리 영상물로 한겨레가 만든 첫 크로스미디어 작품이다. 고광헌 사장 등 임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사내 시사회를 가졌고 마지막 보완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겨레는 하나의 아이템이 신문, 지상파 방송, 케이블 방송, 인터넷, IPTV 등에 동시에 찾아가는 크로스미디어 기획물을 계속 제작하고 이런 경험을 축적해 방송채널사업 진출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함석진 뉴미디어전략팀장은 “한겨레의 방송용 콘텐츠 영상은 데모 프로그램 등 아직 실험단계에 있다”면서 “현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BBC 등에 방영돼 화제를 모았던 조선일보 크로스미디어 기획 ‘천국의 국경을 넘다’는 신문기자와 방송PD가 공동으로 만든 작품이다. 조선은 지난해 4월 새터민 기획 단계부터 신문 기사와 방송 다큐멘터리를 동시에 제작하는 크로스미디어 방식을 택했다. 기자와 프리랜서 PD로 구성된 크로스미디어 특별취재팀을 꾸렸고, 이들은 10개월 동안 중국, 러시아, 태국 등을 이동하며 새터민 인권문제 전반을 취재했다. 취재물은 조선일보 지면에 6회의 특집기사로 실렸고, 다큐멘터리는 케이블 방송, 지역민방 등에 공급됐다. 방송 PD들이 신문사가 만든 취재물에 참여한 보기 드문 사례였다.
조선일보는 사장직속부서인 미디어전략실에 3명의 PD를 두고 있다. 지역민방, 케이블 방송 PD 출신인 이들은 방상훈 사장의 차남 방정오 미디어전략실 전략팀장의 지휘 아래 방송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크로스미디어를 기획하거나, 국내 방송사들과 제휴를 담당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지난 4월 방송 PD 2명을 선발했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라디오 동아방송이 KBS에 강제 통합된 이후 28년 만에 PD를 뽑은 것이다. 이성환·배태호 PD는 방송 경력 10년차로 시사 프로그램 등을 제작했던 경험이 있다. 최근 화제가 된 수습기자 채용공고 동영상은 두 PD의 작품이다. 편집국 통합뉴스센터 소속으로 현재 뉴스 스튜디오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동아는 스튜디오가 설치되는 대로 자체 제작한 뉴스 브리핑과 시사 프로그램 등을 동아닷컴과 eTV를 통해 방송할 계획이다. 두 PD는 실시간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기획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경제신문 전략기획국 최진순 기자는 “신문사들이 새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영상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면서 “기자들과 적극 소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PD들에게 일정한 역할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