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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방송 장악 등 '초강수' 왜?

"역시 믿을 건 오른쪽" 판단

장우성 기자  2008.08.18 10: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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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그래도 설마”했던 강경 드라이브만을 거듭하고 있다. 방송 장악을 필두로 국정 전반이 초강수다. 현업인, 시민사회는 물론 야당도 무시한다. 합리적인 대화와 타협보다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양상이다. 과연 그 배경은 뭘까.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권이 ‘촛불에 데었다’고 입을 모았다. 촛불 정국을 거치면서 자신을 지지했던 온건중도세력이 대거 이탈했다. 강경 보수세력은 “이 정권을 믿지 못하겠다”며 등을 돌릴 태세였다.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결국 핵심 지지 계층인 보수 강경세력의 지지도를 회복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서울 교육감 선거 결과도 영향을 끼쳤으리라는 분석이다. 보수적인 교육 가치를 내세운 공정택 후보가 강남, 서초, 송파 등 보수적 계층 집결 지역의 힘으로 당선됐다. 결국 “믿을 건 역시 오른쪽”이란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성향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학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시장에서의 경쟁에 익숙한 사람”이라며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섭리보다는 상대방을 제압해야 살아남는다는 시장논리에 입각해 국정을 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인식에서 방송 장악에 대한 집착이 나온다. 문제를 자기 자신에서 찾기 보다는 “방송을 통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정치학)는 “국민들이 가장 영향을 받는 매체는 대체로 KBS, MBC, 네이버의 순이며 KBS와 MBC를 합치면 절반 이상에 육박할 것”이라며 “방송의 영향력이 촛불정국에도 큰 역할을 했으며, 이쪽에 진보적 세력이 폭넓게 포진하고 있다는 생각에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강경 드라이브는 국정 주도권을 회복하기 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데는 국민들의 ‘경제살리기’에 대한 염원이 컸다. 경제살리기에는 국민통합과 사회 안정이 큰 전제다. 이런 강경 일변도의 국정 운영은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고 안정을 위협해 결과적으로 경제 회복에도 걸림돌이 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한편 한 중앙지 편집국 고위 간부는 “국민들이 지난 10년간 민주주의에 대한 훈련을 깊게 했다”며 “영국의 보수당이 진보의 성과를 받아들이면서 성공했듯이 이명박 정부가 살아남는 길은 10년간 쌓여온 진보적 가치를 수용하고 한 단계 왼쪽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간부는 “특히 언론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힘으로 언론을 제압하려 한 역대 어느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언론은 반드시 저항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장우성 기자 jean@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