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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시행령 공청회 무산

언론단체·현업인 "패널, 절차 문제"로 반발

곽선미 기자  2008.08.14 19: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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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채수현 정책국장(가운데)이 14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서 열린 방통위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에서 공청회의 중단을 요구하며 발언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이하 방통위)가 14일 열기로 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가 언론현업인과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다.

방통위는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오후 2시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언론노조(위원장 최상재)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와 현업인들의 강력한 반발로 개회를 선언하지도 못한 채 2시간30분여 만에 연기 선언 후 폐회했다.

시민·사회단체는 패널 선정과 추진 절차, 일정 등이 행정절차법 ‘제3절 공청회’에 맞지 않는 등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아 제대로 된 의견 수렴 기능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채수현 정책국장은 “언론노조에서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공청회를 요구하면서 방통위원, 현업인들이 참여한 자리에서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전달했다”며 “그러나 방통위는 이런 언론노조의 요구를 무시했으며 정책 결정권자인 방통위원들이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이번 공청회는 언론관련 법을 논하는 중요한 자리다. 일정에 치우쳐 졸속으로 진행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현재 상태에선 정당한 의견수렴이 될 수 없으니 오늘 공청회는 중단하고 미진한 점을 보완해 다시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MBC 박성제 노조위원장은 “언제부터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시민단체, 시청자 대표 자격으로 공청회에 참석 했었나”라면서 “패널들도 개인 자격이나 양식의 문제를 떠나 절차상 잘못된 공청회에 동원된 들러리가 돼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통위 김성규 방송정책기획과장이 방송현업인들의 지적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이에 패널로 참석한 김종규 한국방송협회 방통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오후 2시40분 “패널로 누가 참석하는지 오늘 오전에 알았다. 또한 방송계 대표자로 저 혼자 있는데 이 역시 부적절하다. 이만 빠지겠다”며 퇴장했다.

일부 현업인들은 행정절차법 제38조에서 일시와 장소 등을 14일 전까지 패널 당사자들에게 통지하고 관보와 인터넷, 일간신문에 알리도록 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성규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은 “오늘 공청회는 적법하게 이뤄졌으며 방통위원들은 사정상 참석 못했다. 이대로 강행하겠다”면서 “다만 일부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2차, 3차 공청회를 열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등은 반발하며 “토론회나 간담회는 있을 수 있어도 공청회를 열 순 없다”며 공청회 중단을 거듭 요구했다. 이 과정에 학계인사 4명도 “우리가 빠질 테니 양측에서 조율하라”며 퇴장했다.

2시간30여분동안 패널과 언론노조·현업인간의 팽팽한 논박 끝에 결국 오후4시30분 사회자인 한양대 정대철 교수(신문방송학)가 “다음으로 연기한다”고 밝히면서 공청회가 중단됐다.

최상재 위원장은 “방통위는 오늘 상황에 불만을 갖기보단, 일부 미진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충분한 논의가 가능하도록 공청회를 추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언론노조는 오후 1시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요식행위에 불과한 공청회는 절차적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며 “방통위원들도 공청회에 출석해 토론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입법 예고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은 대기업의 방송사 소유 규제 완화, 케이블 SO 경영 범위 확대 등의 문제로 언론·시민단체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공청회를 바라보는 눈. 1백80명이 운집한 가운데 파행으로 끝난 이날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에서 각 사 기자들이 양측의 공방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