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과 KBS본부(위원장 박승규)의 갈등이 법정까지 갈 전망이다. 그러나 양측의 불신이 깊어 화해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KBS 노조는 5일 “박승규 위원장 제명 및 강동구 부위원장, 조봉호 사무처장 해임징계를 한 언론노조를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KBS 노조는 박승규 위원장은 언론노조의 임원인 선출직 부위원장을 겸하고 있어 임원에 대한 징계는 제명 조치가 아니라 총회 또는 대의원회의 의결을 거쳐 ‘탄핵’하는 방법뿐”이라며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언론노조 측은 “임원 탄핵은 그 직에 대해서 하는 것이고 이번 징계는 조합원 자격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양자는 엄연히 다르다”고 반박했다.
KBS본부는 언론노조에 징계 재심 청구도 낼 예정이다. 재심을 청구해 언론노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재심 사유가 된다고 판단하면 중앙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한다. 조사가 필요할 경우 중앙위는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며 위원회는 15일 내 심사를 끝내고 보고를 해야 한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KBS본부를 직할 체제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 집행부의 임기가 12월까지로 얼마 남지 않아 비상대책위를 꾸려 본부장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KBS본부는 대의원회의 결의를 통해 산별 노조 탈퇴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박승규 위원장은 “(KBS가) 비상한 상황에 언론노조가 KBS본부 위원장을 논리적 근거도 없이 제명한 것은 조합원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폭거”라며 “언론노조가 KBS노동조합과 결별하자는 선언을 한 것이며 독립성을 갖춘 자주적 KBS 노동조합으로의 전환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언론노조 측은 규약상 본부 해산의 권한은 언론노조에 있으며 산별에서 탈퇴하려면 KBS 개별 조합원 모두가 탈퇴 신청을 하는 방법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의원회 결의가 아니라 본부 총회를 통해 탈퇴를 결정하고 조합원 모두가 연서명을 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한명이라도 남는 조합원이 있다면 언론노조는 지·분회 형태로라도 KBS 조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표면상 KBS본부의 대의원 수 감소로 불거진 이번 논란은 그 불신의 뿌리가 깊어 해결이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언론노조는 최근 초미의 관심사인 ‘KBS 정연주 사장 퇴진과 낙하산 사장’ 문제에서 현 KBS본부 집행부와 함께하기 어렵다고 봤다는 것이다. 정연주 사장 퇴진을 주장하는 KBS본부와 정 사장이 물러날 경우 정권의 낙하산 사장 임명을 막을 수 없다고 보는 언론노조의 시각 차가 크기 때문이다.
언론노조의 한 관계자는 “언론노조가 진행한 지난 상반기 투쟁에 KBS본부가 제대로 결합하지 않았고 의결기관에서 결의된 사항을 집행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저지 투쟁에 KBS가 최전선에 있는데 현 집행부로는 이 싸움을 효율적으로 벌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