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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D-vCJD 공방이 논란의 핵심인가

보수신문, 검찰 발표 인용 PD수첩 흠집내기 급급

민왕기 기자  2008.08.06 14: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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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 검사 결과 아레사가 CJD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어요.”(PD수첩 4월25일자 아레사 빈슨 모의 인터뷰 중 문제의 의역)
“그 신경외과 의사가 MRI 결과를 알려 줬는데 딸이 vCJD에 걸린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어요.” (PD수첩 7월15일자 해명방송 중 아레사 빈슨 모 인터뷰)

최근 검찰과 보수신문들이 ‘왜곡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는 아레사 빈슨 모친의 인터뷰 내용은 의역일까, 왜곡일까.

동아 문화 조선 중앙 등 보수신문들은 그동안 아레사 빈슨의 모친이 “CJD”라고 말한 부분을 “vCJD”로 자막 처리한 것은 대표적인 ‘의도적 왜곡’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최근 검찰의 수사 발표 후 다시 ‘논란의 핵심’으로 키우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조선은 4일 사설 ‘중재위·방통위·검찰·법원 결정 모조리 뭉개는 PD수첩의 종점’에서 “논란의 핵심은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딸의 사인에 대해 CJD(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라고 말했는데도 PD수첩이 vCJD(인간광우병)로 몰고 갔는지 하는 것”이라며 “이건 PD수첩이 빈슨 어머니, 빈슨 주치의와의 인터뷰 전문만 공개하면 간단하게 판명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지난 7월15일 PD수첩이 해명 방송을 통해 이미 증명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레사 빈슨의 모친이 같은 인터뷰에서 시차를 두고 “MRI 결과 CJD일 가능성”과 “MRI 결과 vCJD에 걸린 것으로 의심”을 모두 언급했기 때문.

결국 아레사 빈슨의 모친은 같은 날 CJD와 vCJD를 혼용했고, 이는 그녀가 CJD를 vCJD의 상위개념으로 받아들였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빈슨 모친이 같은 의미의 말을 ‘다르게’ 표현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PD수첩의 자막처리는 ‘의역’이지 ‘광우병으로 몰아가기 위한 의도적 왜곡’이 아니라는 것이다.

MBC PD수첩 김보슬 PD는 “해명 방송에 나간 부분은 1시간 내외의 시간차를 두고 있었던 빈슨 모친의 발언이었다”며 “이 밖에도 빈슨 모친이 CJD와 vCJD를 혼용한 사례는 많다”고 말했다. 또 “검찰은 이런 내용을 제출했지만 유도신문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보수언론들은 최근 검찰 발표 후 다시 이 인터뷰를 토대로 PD수첩에 대한 공격에 나서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PD수첩의 해명방송 전에는 번역자 정지민씨의 주장을 토대로 했다면, 최근에는 검찰의 주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30일 ‘검찰, PD수첩에 묻다 “빈슨 사인은 CJD…어머니·주치의 인터뷰 왜 바꿨나”’에서 “검찰은 번역가에게서 입수한 빈슨 어머니의 별도 인터뷰 자료에서 ‘아레사는 MRI를 통해 CJD로 진단받았다. 어떤 병인지 알아보려 노력하고 있다’는 대목을 확인했다”며 “빈슨 어머니는 MRI 결과에 대해 일관되게 CJD라고 말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PD수첩의 해명방송에 나온 빈슨 모친의 “MRI 검사 결과 vCJD 의심” 발언은 보수언론에서 거의 보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보수신문들은 해명방송 후엔 “핵심은 어머니나 미국 언론이 vCJD를 얼마나 많이 언급했느냐는 점이 아니라 사인의 다른 가능성인 CJD는 왜 누락했느냐는 지적”(동아 7월17일자 ‘“실수…죄송…” 팩트 왜곡은 인정 안해’)이라는 등으로 논점을 바꿨다.

이런 검찰의 수사와 보수언론들의 보도 때문에 ‘미국의 쇠고기 검역체계의 문제점’ ‘졸속협상’ 등의 전반적인 문제를 짚은 PD수첩의 제작의도가 오역을 빌미로 한 의도적 왜곡으로 뒤바뀌고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언론학적으로 봐도 인터뷰 상대가 어떻게 말했느냐보다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더구나 최근 논란은 PD수첩이 보도하고자 한 본질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