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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구본홍씨 '기습' 출근

조합원 항의로 5시간 대치 끝에 물러나

곽선미 기자  2008.08.04 19: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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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11시 기습 출근을 강행한 구본홍 씨가 노조와의 5시간 대치 끝에 사장실을 나서고 있다.  
 
지난달 17일 ‘날치기’ 주총을 통해 YTN 사장으로 선임된 구본홍 씨가 4일 오전 ‘기습’ 출근했으나 조합원들의 강력한 항의로, 5시간 대치 끝에 쫓기듯 회사를 떠났다.

이날 구본홍 씨는 조합원들이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던 오전 7~9시를 지나 11시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7층 사장실로 출근했으며 10여명의 기획·총무팀 직원들이 사장실 앞을 막아선 상태에서 ‘국·실장 회의’를 주재했다.

구씨가  ‘몰래 출근’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지자, 오전 11시20분 긴급 연락망을 통해 모인 조합원 50여명은 사장실 앞을 점거하고 “공정방송을 위협하는 구본홍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 농성’을 벌였다.


   
 
  YTN 노조 조합원 50여명이 사장실 앞을 점거하고 "공정방송 위협하는 구본홍은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12시부터 일부 간부들이 사장실에서 나왔으나 구씨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김선중 노조위원장 직무대행은 12시40분 사장실을 향해 “10분을 줄 테니, 당장 사장실에서 나와라. 이후 사태에 대해선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외쳤지만 굳게 잠긴 문은 열리지 않았다.

김 직무대행은 1시10분 직접 들어가 구씨에게 “사장실에서 나가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그는 “조합원들이 나가라고 해서 끌려가듯 나갈 수 없다”면서 “밀어붙이고 싶으면 밀어붙여라. 경찰을 동원하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3시간 동안 김 직무대행은 3차례 더 구씨에게 “출구를 보장하고 안전을 책임지겠다”며 사장실에서 나갈 것을 촉구했으나 그는 “사장 예우, 집행부를 제외한 조합원 전원과 외부에서 취재 온 기자 철수를 보장해야 한다”는 뜻을 반복 전달했다.

노조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연좌 농성을 풀지 않자, 결국 구씨는 4시20분 사장실 문을 열고 간부 4~5명을 앞세운 채 조합원 사이를 급하게 빠져나갔다. 구씨가 탄 엘리베이터가 멈춘 상황에서 항의하는 조합원과 저지하는 간부, 취재 및 카메라 기자 등 20여명이 뒤엉켜 한바탕 극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구본홍씨가 사장실을 빠져나와 급히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있다.  
 

한편 구씨는 이날 기습 출근을 강행하면서까지 사내에서 ‘국·실장 회의’를 연 것에 대해 “최근 정치권에서 심상치 않게 퍼지고 있는 ‘YTN 민영화설’에 대한 대책 회의 차원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은 농성 중 자유발언에서 “최근 사측에서 노조에 민영화 정보가 정리된 ‘문서’를 넘겨주면서까지 민영화설을 유포하고 있는데 의도에 의구심이 든다”면서 “위기론을 부각해 조합원의 투쟁 의지를 꺾으려 하는 것이라면 불순한 그 의도를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4일 저녁 성명을 통해 “(구본홍 씨는) 공정방송은 커녕 YTN을 이끌 사장으로서 최소한의 양식도 갖추지 못한 자질 없는 인사임을 다시 보여줬다”며 “지금이라도 당장 YTN 사장에서 물러나는 길만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