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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합·니·다] 권경복 연합뉴스 남북관계부 기자

무리하지도, 무례하지도 않은 대북 전문가, 인내 끝에 백남순 북한 외상 단독 인터뷰 성공

손관수  2000.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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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관수 KBS 보도제작국 기자





“절대로 무리하지 않는다. 무례하게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한번 잡은 실마리는 실체가 잡힐 때까지 절대로 놓지 않는다.”

연합뉴스 남북관계부의 권경복 기자. 그는 취재의 날줄과 씨줄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이를 제대로 짜 나가는데 익숙한 취재력을 갖춘 기자다. 그래서 그의 기사는 잘 짜여진 비단처럼 부드럽고 탄탄하다.

지난 7월 방콕에서 열린 ARF. 그는 한국기자라면 누구나 꿈꿨던 북한 백남순 외무상과의 단독 인터뷰에 성공했다. 그의 성실함과 예의바름, 인내심이 어우러져 빚은 성과였다.

당시 국내외의 많은 기자들이 혀끝에 달고 다녔던 ‘미사일’이라는 단어를 성급히 내뱉었다면, 백 외상의 식사가 끝나기를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없었다면 그는 결코 백 외상의 말문을 틔우지 못했으리라.

그의 이와 같은 노련함은 북한에 대한 깊은 이해에 기초한 것이다.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원에서 사회주의 정당을 연구하며 북한과 인연을 맺었고 교환학생으로 러시아와 일본에서 공부를 해 현실감도 익혔다.

군 복무로 그는 오히려 북한과 더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 매일 북한의 변화 상황을 정리해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이다. 그가 일반 무역회사에 합격하고도 지도교수의 권유로 내외통신에 들어가게 된 것은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내외통신이 연합뉴스에 흡수돼 회사를 옮겼지만 그는 여전히 북한을 연구중이다.

북한과 관계를 맺은 지 벌써 10여 년. 어느새 그도 전문가가 다 됐다. 통일부 백서에도 그의 자문이 영향을 미치고 남북대화에 못보던 북한 인사가 나오면 그에게 문의가 올 정도다. 그러나 그가 소비한 시간 덕택에 전문가가 된 것만은 아니다. 그는 요즘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가외의 시간을 내서 노동신문을 분석하는 등 북한 자료를 정리한다.

바로 이런 성실함이 그의 밑천인 것이다.

어느 취재에서보다 편린의 조각들에 대한 분석 능력을 갖춰야 하는 대북 취재. 그에게서 나는 팩트의 중요성을 배웠다. 그리고 대북 취재의 ABC를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