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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서울 목동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박명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이날 안건으로 상정된 ‘PD수첩’ 광우병 편의 제재여부와 일부 보수성향 언론 광고주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온라인 불매운동과 관련한 포털 다음 내 업무방해 및 권리침해 심의안을 상정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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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이하 방통심의위) 심의 결정들이 논란이 되면서 심의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통심의위가 정치적으로 입장 차가 크게 엇갈리는 사안들을 심의하면서 위원회의 ‘합의제’ 성격과 위원 구성 비율, 심의절차 등이 모두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5월15일 공식 출범한 방통심의위는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와 달리, 민간 독립기구다. 방송·통신 콘텐츠의 심의를 진행하는 곳으로 정치적 이해와 압력 등에서 자유롭기 위해 구 방송위위원회와 같은 민간 독립형의 ‘합의제’ 성격을 유지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의 위원들이 최근 10여 차례의 심의를 진행하는 과정에 대부분 표결 우선의 원칙을 적용하면서 합의제 성격이 퇴색됐다는 비판이 많다.
실제로 지난 16일 열린 제11차 전체회의에선 MBC ‘PD수첩’의 심의를 진행하기에 앞서 민주당 몫으로 추천된 심의위원 3명이 심의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모두 퇴장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소수의 의견은 묵살한 채, 다수의 원칙대로 심의와 회의가 진행된다면 합의제 기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위원 구성도 논란의 대상이다. 시민단체와 야당 등의 우려대로 방통심의위의 최근 결정들이 추천 기관의 성향에 따라 6대 3으로 주로 내려지면서 편향적 위원 구성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
방통위설치법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 9명은 대통령과 상임위(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국회의장이 각각 3명씩 추천토록 돼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월 국회의장 추천 몫을 남겨두고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하게 일었다. 상임위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추천한 위원을 2대 1로 정함으로써 대통령 몫을 포함해 민주당 몫이 2명, 대통령 몫이 4명이 됐고 자연히 남은 국회의장 몫의 3명의 분배가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최민희 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은 “6대 3의 비율은 방송위원회 시절에도 있었으며 개혁성향의 위원들이 6명이었다”며 “그러나 당시에는 합의제의 기본정신을 최대한 존중해 갈등이 되는 문제를 여러 차례 토론 후 결론을 냈다. 최후의 수단이 표결이었다”고 말했다.
심의 절차에 대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PD수첩 건의 경우 민주당 추천 위원 3명이 퇴장한 이후 ‘간담회’ 성격으로 진행한다고 해놓고 회의록도 남기지 않았다. 4시간여의 회의 직후 PD수첩에 대해 ‘시청자 사과’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양문석 사무총장은 “간담회가 징계 결정을 내릴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시청자 사과라는 중징계도 내려진 바가 거의 없다. 정당성을 상실한 밀실회의”라고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방통심의위의 결정은 언론자유에 대한 도전”이라며 “밀실에서 진행된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심의 대상에 대해서는 과거 방송위원회 시절에도 보도의 영역을 다루긴 했으나 사실상 탄핵 보도를 제외하고는 ‘사실 여부(펙트)’만을 갖고 심의를 진행했을 뿐, 지금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다루진 않았다는 비판도 있다.
지난 1일 심의위가 네티즌의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에 대해 ‘삭제’ 결정을 내린 데에 대해서도 직접적 ‘내용규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헌법에서 인정한 ‘표현의 자유’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일부 법률적 해석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행정기관의 범위를 넘어선 영역으로 위헌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다.
양문석 총장은 “다수당에 의해 지배되는 위원회 구조 자체가 국가 권력의 사유화, 공권력의 사권력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절차와 구조, 실행 과정 등의 문제 전반이 부실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