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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촛불, 한겨레 카메라도 'Rec'

취재영상팀, 지난 5월부터 2백시간 생방송

김성후 기자  2008.07.16 15: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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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지희 한겨레 동영상 피디(왼쪽)가 지난달 20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44번째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한겨레 제공)  
 
12일 굵은 장대비 속에서 펼쳐진 촛불집회에 한겨레 로고가 박힌 카메라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서울 도심행진을 영상에 담고 각계 시민들과 인터뷰했다. 이 모습은 다음날 새벽까지 인터넷 방송 사이트 ‘아프리카’, 한겨레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됐다.

5월31일부터 시작한 촛불집회 생중계는 이날로 26번째. 일부 주류언론이 촛불문화제가 시들해지면서 생중계에서 발을 뺐지만 한겨레는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생방송한 시간만 어림잡아 2백여 시간.

그런 만큼 집회 참가자들에게 한겨레 취재영상팀은 남다른 존재다. 시민들은 카메라를 향해 손을 연방 흔들어대고, 취재 편의를 위해 길을 터주고, 취재차량이 지나가면 ‘한겨레 힘내라’를 외치고, 빵과 음료수 등을 건넨다.

시민들의 지지는 팀원들이 일주일 내내 평균 12시간 이상, 어떤 날은 20시간 넘게, 4일 연속 밤샘 생방송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았던 원동력이었다. 한겨레 내부에서도 “88년 한겨레 창간 당시 선배들을 보는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

한겨레가 생중계에 나선 것은 이른바 ‘1인 미디어들’ 때문이었다. 취재영상팀은 촛불집회를 찍어 편집한 뒤 인터넷에 올리는 녹화방식을 택했는데, 시민기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방송을 하고 있었던 것.

그에 자극받아 영상팀은 아프리카를 이용한 생방송 사실을 확인하고 TV수신카드, 노트북, 와이브로 등을 준비해 5월31일부터 현장 생중계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생방송은 지금까지 누적신청 1백만 여명, 1일 방송 최다 조회 13만2천명 등 구체적 수치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영상 영역에서 한겨레의 역할을 확인하고, 시민들이 그걸 인식했다는 것이 큰 성과다. 풍부한 실전경험에 팀원 대부분이 ‘카메라 도사’가 되고, 현장 대처 능력이 높아진 점, 끈끈한 팀워크도 빼놓을 수 없는 소득이다.

생방송은 긴장의 연속이다. 특히 새벽까지 이어지는 생중계 일정이 계속되면서 팀원들 대부분은 지쳐 있는 상태. 감기 몸살에 한 번씩 병원 신세를 졌거나,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팀원들이 생겨나고 있다. 무리한 일정을 강행한 탓이기도 하지만 팀원들의 열정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스템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취재영상팀 박종찬 팀장은 “한겨레가 독자들과 만나는 영역을 지면뿐만이 아니라 영상으로 확장한 것이 촛불생중계의 성과”라면서 “한겨레 기술은 이제 대학 방송 수준을 벗어난 정도로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한겨레 취재영상팀은 피디 5명(박수진 은지희 이규호 김도성 조소영)과 기자 3명(박종찬 허재현 김미영 기자) 등 모두 8명으로 올해 4월 꾸려졌다. 자회사인 한겨레엔 취재영상팀 소속으로 현재 편집국에 파견된 형태다. 한겨레는 최근 이 팀에 전용 차량과 카메라 추가 구입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