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성 버리고 전문화·클린화·고급화 선언
“스포츠동아를 읽다보니 다른 스포츠지와는 차별화된 광고와 심층취재가 마음에 듭니다. 초심을 잃지 말기를 바라며 스포츠동아의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지난 6월 말, 스포츠동아 이성춘 편집국장 앞으로 편지가 한 통 배달됐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산다는 독자였다.
20여 년간 스포츠신문에서 잔뼈가 굵은 이 국장도 이런 편지를 받고 기뻐했다. 이 국장은 “항의 전화는 많이 받아봤는데 격려 편지는 오랜만”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가끔 이렇게 배달되는 편지는 편집국 기자들과 돌려본다.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하고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옳다”는 확신을 갖기도 한다.
사실상 스포츠신문의 선정성을 과감하게 버리고 ‘전문화 클린화 고급화’를 선언한 것은 큰 모험이었다. 스포츠동아 구성원들이 노심초사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17일로 지령 1백호를 발행하는 스포츠동아. 그렇다면 스포츠동아의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내외부에서는 간단하게 말해 △가판시장에서의 고전 △가정구독자들의 호평 △광고시장에서의 도약으로 평가한다.
실제 스포츠동아 측은 “가판 시장에서 고전 중”이라고 했다. 타 스포츠신문 1면이 핫이슈 중심이라면 동아는 ‘점잖은’ 커버스토리 형식을 택하고 있다.
기존 가판독자들의 눈길을 확 잡아끌기에는 역부족. 따라서 좀 더 독자친화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그러나 스포츠동아는 가판시장의 침체를 눈여겨보고 있다. 무가지의 증가로 가판시장 규모는 과거의 4분의 1 수준. 가판 판매부수를 모두 합해도 하루 1만5천여 부 내외라고 한다. 따라서 가판시장을 위한 신문제작에는 회의적이라는 것.
스포츠동아는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가정구독 시장을 폭넓게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선정적인 기사와 광고를 최대한 배제하고,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기사를 적극 배치하고 있는 이유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로 나뉜 2페이퍼 섹션 체제에 대한 반응이 좋고, 특히 경제권을 가진 주부들에게는 엔터테인먼트 섹션이 인기를 끌면서 격려전화도 자주 온다.
‘스포츠업계 종사자’ 등 취재원들에게 호응이 좋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분석적인 기사로 ‘선수’들의 정곡을 찌르면서 주목도도 높아졌다. 스포츠 과학, 스포츠 비즈니스 등 산업을 조명하는 기사를 쓰면서 업계의 관심도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광고의 ‘클린화’로 기업이미지 광고 같은 단가 높은 광고가 붙고 있는 것은 동종업계가 검토해야 할 부분이란 진단이 많다.
관계자들은 신문광고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때문에 그 성과는 아직 미미하지만 광고 시장이 회복될 경우 구체적인 성과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포츠신문 광고를 기피하던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전향적으로 변한 것도 큰 성과다.
그러나 아직 스포츠동아는 실험 중이다. 선정성을 배제한 ‘전문화 클린화 고급화’가 장기적으로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또 현재 부족한 기자 인력을 충원해 더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해 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이성춘 편집국장은 “새로운 시장 개척과 새로운 콘텐츠 개발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스포츠신문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