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시청률 지상주의·광고 독과점 심화 우려"

지역방송사 등 민영 미디어렙 도입 반대…지상파3사 찬성 입장

곽선미 기자  2008.07.16 14:31:31

기사프린트

민영 미디어렙 도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지난 3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1백일을 맞아 연 기자간담회에서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공식 언급하면서부터다. 지역방송사들과 라디오·종교방송들은 일제히 토론회 등을 통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국방송학회, 방송균형발전연대,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의 공동 주최로 1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지역방송정책대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 해체와 민영미디어렙 도입은 지역방송사의 주요 재원을 없애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언론연대 양문석 사무총장은 “1년 안에 지역 방송 광고의 35%가 감소, 2~3년 지나면 9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방송학회 정상윤 지역방송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역문제를 이슈화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지역방송은 분명 존재해야 한다. 경쟁과 효율 논리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지역방송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은 것은 민영미디어렙이 도입될 경우 KBS, MBC, SBS 등 3사 위주의 방송광고 독과점 구조가 심화되기 때문이다.

지역 MBC 한 기자는 “광고주들이 직접 매체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 시청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대규모 투자비가 드는 드라마, 오락 프로를 제작할 수 없는 지역 방송사들의 광고수주가 어려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은 독립 라디오방송과 종교방송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방송의 다양성과 국민의 전파 향유권 등을 이유로 들며 안정적 재원확보가 결국 국민의 알권리에 기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CBS 정책기획팀 한 관계자는 “CBS의 경우 당초 자체적으로 광고 영업을 하다가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으로 광고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역사적 피해액과 향후 광고에 대한 합당한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시청률 지상주의로 인한 프로그램 상업주의 확산도 우려되는 문제다. 또한 대기업 광고주의 방송광고 독식으로 인한 메이저 및 지역 신문 광고 시장 축소, 방송광고의 급격한 상승 등도 문제로 지적된다.

부산지역 한 신문사 기자는 “민영미디어렙은 취약 매체는 사라지고 강자만이 남게 된다”며 “여론의 다양성과 매체 간 균형발전 등도 자본 논리에 잠식당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진보신문 기자도 “메이저만 살아남는 구조는 새로운 형태의 언론통폐합을 불러올 것”이라며 “권력과 자본의 논리가 전부인 언론만 살아남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영미디어렙 도입을 추진하는 쪽은 코바코의 ‘광고 연계 판매제도(끼워팔기)’와 ‘독점’ 문제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 관계자는 “코바코의 독점 체제는 문제가 있으며 이 문제는 1988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면서 “코바코의 자회사를 설립, 경쟁체제를 도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바코 한 관계자는 “민영미디어렙 도입은 일부 메이저 방송사와 대형광고주만이 반기는 상황”이라면서 “설립 취지는 문제가 있더라도 전체 언론 산업의 균형발전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