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이하 방통심의위)가 민간독립기구가 아닌 ‘검열기관’으로 전락했다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방통심의위가 네티즌의 온라인 광고 불매운동에 대해 ‘삭제’ 결정을 내린 이후 잇달아 KBS ‘뉴스9’, MBC ‘100분 토론’ 등의 심의를 진행하면서 ‘월권’ 논란도 나오고 있다.
방통심의위 방송분과특위는 지난 7일 KBS ‘뉴스9’의 감사원 특별감사 관련 보도를 징계하기로 결정하고 16일 열릴 전체회의에서 수위를 결정키로 했다.
문제가 된 보도는 지난 5월21일 ‘감사원 예정에 없는 특감’, 22일 ‘23일 특감 취소 신청’, 23일 ‘KBS 특감 취소 심판 제기’, 6월11일 ‘야당 시민단체 표적감사 비판’ 등 4건이다.
방통심의위는 이 보도들이 “방송은 당해 사업자 또는 그 종사자가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가 되는 사안에 대해 일방의 주장을 전달, 시청자를 오도해선 안 된다”는 방송심의규정 9조4항을 어겼다고 판단,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지난 10일 논평을 통해 “방통심의위가 인터넷 여론 통제에 이어 정권의 KBS 장악 시도에 들러리섰다는 것을 천명했다”며 “심의규정 위반을 납득할 수 없다. 방통심의위가 상식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기자협회 KBS 지회(지회장 김현석)도 9일 성명을 내고 “KBS 뉴스가 KBS에 관한 사항을 다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일부 심의위원의 생각은 공영방송의 몰이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자들의 입에 재갈을 채우고 펜을 꺾으려는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방통심의위는 지난 13일 MBC ‘100분 토론’에 ‘권고’ 조치를 하기로 결정했다.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100분 토론이 방송에서 특정 포털의 게시물을 집중적으로 노출해 간접 광고 방송심의 규정을 어겼다”며 방송심의 규정 46조를 어긴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 한 방송학자는 “이를 규제한다면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브랜드 노출 혐의로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MBC ‘PD수첩’에 대해선 16일 제작진의 의견진술 청취 후 제재수위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방통심의위가 15일 방송된 PD수첩의 ‘광우병 쇠고기 보도 논란 추가 방송’에 대해서도 제재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논란이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기자협회(회장 김경호)는 11일 ‘방통심의위는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지 말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심의위가 정파적 결정을 내린다면 독립성을 의심받을 것”이라며 “KBS 뉴스9에 대한 심의도 ‘표적심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성공회대 최영묵 교수(신문방송학)는 “심의위는 정치적으로 선임되는 위원들의 표결로 결정되고 있으며, 대통령 직속 기구나 다름없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심의위가 문제로 삼고 있는 방송의 ‘공정성’은 명확하게 확정할 수 없는 윤리적 부분으로 심의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