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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뢰 상실…촛불집회 최대 피해자는 언론"

조중동 기자들이 말하는 촛불집회

김성후 기자  2008.07.16 14: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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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로 기존 패러다임이 깨진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언론이다. 특히 70%가 넘는 신문 시장 점유율로 우리 사회 의제 형성에 한축을 담당했던 동아 조선 중앙일보엔 더욱 그렇다. 세 신문은 최근 두 달 동안 촛불을 들고 나온 시민들에게 철저하게 배척을 당했다. 

그 한가운데 기자들이 있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사라져야 할 신문으로 거론되고, 조·중·동 기자라는 이유로 취재를 거부당하고, 회사 건물이 시위대에 의해 훼손당하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기자들은 가슴이 먹먹했다. 본보는 인터뷰 등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언론 대부분이 균형감 상실”
기자들은 ‘조·중·동’이라는 이유로 취재현장에서 신변의 위협을 받은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부분 언론이 자사 이기주의에 매몰돼 균형감을 상실하면서 전체 언론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동아일보 6년차 기자는 “자기 의견과 다르다고 무조건 배척하는 분위기가 아쉬웠다. 다수 생각에 따르지 않는다고 손가락질하고 욕하는 것은 성숙한 시위 문화와 거리가 멀다”면서 “생각이 다르다고 나쁜 사람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동아 기자라고 취재를 거부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논조가 마음에 안 든다고 기자를 폭행하는 것은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

조선일보 9년차 기자는 “시위대에 의한 경찰의 피해사실을 경향이나 한겨레는 사실상 외면했다. 이것도 엄연한 편파보도”라며 “조·중·동만 균형을 잃었다고 지적하지 말고, 촛불정국을 틈탄 MBC와 KBS의 자사 이기주의 보도도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 이 모 기자도 “시위대에 억류된 모 부장의 모습을 담은 한 인터넷언론의 동영상만 보더라도 시위대의 폭력성은 편집된 채, 수백명에게 둘러싸인 이 부장의 초라한 모습만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선동적 시위에 진실 통하지 않아”
기자들은 또 ‘괴담’과 왜곡된 정보에 맞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조·중·동 보도=잘못된 보도’로 이해한데 대한 답답함도 호소했다.

중앙일보 10년차 기자는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해 (중앙이) 국민의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한 부분은 있다. 하지만 이번 쇠고기 파동이 선동적으로 흐르면서 과학적으로 보도해도 먹히지 않은 분위기가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2008년 미디어, 중도는 없다”

미디어들의 상호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스스로 언론에 대한 신뢰감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신문들의 편향보도에는 눈감고 조·중·동 보도만 지적하는 본보 등 미디어매체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중앙일보 한 중견기자는 “촛불국면은 이데올로기 문제로 변질됐다. 이데올로기 문제에서 타인은 곧 적이다. 이는 각 매체의 공정보도를 기대할 수 없는 요인이기도 하다”면서 “2008년 미디어는 명확하게 둘로 나뉘면서 중도라는 매체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10년차 기자는 “촛불집회 최대 피해자는 언론이다. 서로 물고 뜯으면서 국민적 신뢰를 상실했다. 아마도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