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경향신문 이재국 차장 | ||
신문기자가 뜬금없이 웬일이냐 하겠지만 ‘뉴스의 도매상이자 총본산’을 자임하는 연합뉴스에 대해 평소 하고 싶던 얘기를 하려 한다.
개인적으로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뉴스통신법), 연합뉴스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6년 전 경향신문 노조위원장을 지내면서 박세진 당시 연합뉴스 노조위원장 등과 함께 언론노조의 ‘2002년 대선 공약화를 위한 언론개혁 9대 과제’ 선정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자문위원이던 언론학자들과 격론을 벌인 끝에 연합뉴스의 공영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고, 정보주권을 지키자는 차원에서 ‘연합뉴스사법’을 언론개혁 입법의 과제로 채택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03년 5월 29일 국회에서 연합뉴스를 국가기간통신사로 지정해 육성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뉴스통신법이 통과될 때 나름대로 ‘옥동자’의 탄생에 기여했다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끼던 기억이 새롭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 법에 따라 2008년까지 5년간 모두 3백17억원의 국고를 각종 장비 구입과 정보인프라 구축 등의 명목으로 연합뉴스에 지원하도록 했다. 또 연합뉴스에 대한 정부의 구독료 지급도 종전과 달리 명문화되면서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연간 3백억원이 넘을 정도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뉴스통신법은 6년 한시법으로 내년 5월 말이 시한이다.
문제는 언론계와 정치권의 논의를 거쳐 다시 지원 기간을 연장하는 입법을 할 것인지, 아니면 기한 만료와 함께 폐기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법 제정 후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의 입법취지가 연합뉴스를 통해 제대로 발현되고 있는지에 대해 솔직히 회의가 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아마도 지난해 7월 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6개월여 근무했던 국제부에서, 이후 국회반장으로 일하고 있는 정치부에서 연합뉴스를 매개로 했던 경험들이 큰 영향을 미친듯 하다.
아프간 피랍사태 때, 피로 물든 아프리카의 크고 작은 분쟁과 참상을 전할 때마다 ‘연합뉴스의 역할과 경쟁력’에 시비를 걸고 싶었다. 뉴스의 도매상, 뉴스의 허브로 기능해야 할 연합뉴스가 과연 신문·방송과 국민들이 요구하는 공적인 정보서비스 강화에 ‘나랏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의문이 들곤 했다. 뉴스통신법 통과이후 특파원 증감 과정에서 보인 해외취재망 확충의 편중성 문제 등은 지면관계상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
지난 주말 타 언론사의 후배기자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연합뉴스의 정치보도, 촛불정국 보도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했다. “광우병 파동, 끊이지 않는 촛불집회 등 이 모두가 세계사적인 사건들인데 어째서 이 사건들이 연합뉴스의 이름으로 전 세계 언론에 타전되지 않고 있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정말 나랏돈이 독이 돼서 현장의 진실보도라는 본래의 기능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물론 연합뉴스의 현 주소에 대해 정반대의 평가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국가기간통신사의 사회적 중요도를 감안해 ‘뉴스통신법 제정 이후 연합뉴스’를 공개 진단하는 자리를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 우려하듯 뉴스통신법의 연장 여부가 연합뉴스 구성원들과 여야 국회의원들을 포함한 정치권만의 논의와 선택에 맡겨져서는 안 될 일이다.
연합뉴스 스스로 투명한 검증의 기회를 자청하고, 신문·방송 등의 일선 기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는지를 심층 조사해볼 것을 권한다. 그런 토대 위에서 공공성과 정치적 독립성, 국민의 알 권리 강화 등의 차원에서 손볼 것은 손보고 보완할 것은 보완할 때 뉴스통신법 연장의 선결조건이라 할 국민 신뢰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본보는 이 글과 관련, 연합뉴스 측은 물론 기협 회원여러분들의 열린대화, 열린논의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