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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차관 'KBS사장 해임' 발언 파문

"대통령 임명권 형식 불과…임기보장이 방송법 취지"

장우성 기자  2008.07.09 15: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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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지난 4일 출입기자 브리핑에서 “KBS 사장 임명권은 물론 해임권도 대통령에게 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올해 개정된 방송법은 제4장 ‘한국방송공사’ 제50조 2항에 “사장은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통령의 해임 권리는 규정돼 있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 사이에서는 법 조항을 놓고 대통령의 임면권이 있느냐, 없느냐 논란을 벌이기보다는, 방송법이 가진 법적 정신과 취지가 무엇인지 해석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의견이 많다.

KBS 사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경우에 따라 해임할 수 있는 정무직 장·차관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KBS 사장은 공영방송의 대표자로서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갖기 위해 국회가 추천한 이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제청하도록 했다. 임기도 보장된다. 대통령은 이에 형식적인 임명권을 갖는다는 분석이다.

박형상법률사무소의 박형상 변호사는 “누가 보더라도 KBS 사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결격 사유가 생기지 않는 한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고 봐야 한다”며 “임명권자가 해임권도 갖는 것 아니냐는 형식논리대로 한다면, 촛불집회에 모인 국민이 물러나라고 한다면 국민이 뽑은 대통령도 물러나야 하는 것이며, 임기가 보장된 헌법재판소장이나 검찰총장도 대통령이 마음대로 해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단국대 지성우 교수(법학과)는 “전 세계 어느 나라의 대통령도 공영방송의 사장을 해임할 권리는 없다”며 “방송법의 입법 취지 등을 볼 때 공영방송 사장 선출 관련 조항은 그 임기를 보장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은 4일 성명에서 “신 차관이 제 맘대로 방송법을 개정하거나 해석할 천부적 권한을 갖지 않고서야 이런 무식한 말을 할 수는 없다”며 “신 차관이 이명박 정권의 주구를 자처하며 KBS 사장 퇴진에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