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출 브리핑으로 정보 접근을 막고, 주요 사안마다 엠바고를 걸어 취재 제한을 가하는 등 청와대의 낙후된 취재 시스템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정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맞춤형 기사를 양산하는 일부 언론의 지나친 ‘청와대 프렌들리’에 비판이 일고 있다.
청와대 취재시스템 문제는 청와대 출입기자였던 코리아타임스 김연세 기자의 갑작스러운 사표 제출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코리아타임스는 김 기자의 스포츠부 발령을 청와대 쪽과 관련이 없는 내부 사정에 따른 인사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워싱턴 발언을 공개한 김 기자에 대한 청와대의 불편한 시선이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취재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대변인 공식 브리핑이 정례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데 있다. 이동관 대변인은 2~3일 간격을 두고 춘추관에 깜짝 등장해 ‘게릴라 브리핑’을 하고 사라지기로 유명하다. 청와대 비서동이 개방되지 않았고, 수석 또는 비서관들과 전화 접촉마저 어려운 상황에서 이 대변인의 이런 소극적 행동은 취재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지방지 소속 한 출입기자는 “참여정부 시절에는 싫든 좋든 청와대 대변인이 매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브리핑이 없어지면서 기자들과의 소통 구조가 차단됐다”며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기자들의 인내심도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정보의 대부분을 대변인에게 의지하는 기형적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내거는 엠바고나 보도 유예는 가뜩이나 제한된 정보 접근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대변인의 잦은 익명 보도 요청은 청와대발 기사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청와대 기사의 상당수가 ‘고위 관계자’ ‘핵심 관계자’ 등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와대 요구를 쉽게 수긍하는 일부 기자들의 처신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떡값 인사 폭로와 관련한 이동관 대변인의 기자회견을 보도한 YTN의 ‘돌발영상’, 김연세 기자의 발언을 문제 삼아 청와대 1개월 출입정지 징계를 내린 기자단의 결정은 기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중앙일간지 출입기자 간사는 “수석들이 대부분 교체되고, 홍보기획비서관실이 생기면서 시스템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례브리핑도 상설화될 수 있도록 청와대 측과 논의하고 있는 만큼 곧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