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남북공동선언실천 남측언론본부(공동 상임대표 김경호·양승동·정일용)가 4일 ‘남북기사교류에 대한 행정철자, 문제있다’라는 논평을 내고 국가보안법 개정·폐지를 요구했다.
이는 최근 남북언론단체간 최초로 성사된 기사교류가 통일부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북측이 보내온 논평 기사 2건이 국가보안법 등을 이유로 사전 검열을 받게 됐으며 나아가 승인에 걸리는 시간이 장기화되면서 기사로써의 가치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남측언론본부는 이날 논평에서 “남북 언론의 정상적인 교류협력이 국제적으로 규탄 받는 국가보안법의 영향 하에 있다는 불행한 현실이 이번 남북 언론 기사 교류에서도 다시 확인되었다”며 “남북언론교류가 본격화 되어 양측의 기사 교환이 빈번해질 시대에 대비해서 국가보안법은 마땅히 개정 또는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측 기사가 북측으로 보내질 때 통일부 승인 과정에서 언론에 대한 사전 검열시비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기사 반출 승인 과정에서 기사 내용에 대해 행정적 판단을 생략할 수 없어 남측에서 보장되는 언론자유의 영역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북측 기사를 남측에서 보도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승인 절차는 최소 10일 정도가 소요되어 기사의 신속보도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남측언론본부는 이와 관련 “반입 승인과정에서 국가보안법의 찬양 고무 조항 등이 적용되기 때문에 북측에서 작성한 정치, 사회 관련 기사는 원문대로 통과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북측에서의 기사 작성 형식과 내용은 남측과 매우 달라 이에 대한 적절한 사전 정지 작업이 취해지지 않는 한 원만한 기사 교류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남측언론본부는 “남측 언론본부와 북측 언론분과 간 기사교류는 남북 언론 교류 협력의 수위를 높인 기념비적 의미를 지닌다”며 “남북 언론은 체제 내에서의 위상 차이가 분명하지만 ‘알릴 의무와 권리’라는 공통의 영역에서 기사 교류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남측언론본부 논평 전문이다.
남북 기사 교류에 대한 행정절차, 문제 있다
[논평] 남북언론교류 위해 국가보안법 폐기해야 한다
정부 수립 이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 언론 단체 간에 기사교류가 성사되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이하 남측 언론본부)는 지난 20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서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언론분과위원회로부터 논평 형식의 기사를 전자우편을 통해서 전달받아 현재 통일부를 통해 관련절차를 밟고 있다.
남북 언론 개별 매체 간에 기사교류는 있었지만 남북 언론 단체 간에 기사교류가 성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6.15공동선언, 10.4 선언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러나 기사교류는 원천적으로 국가보안법의 그늘 아래서 이뤄지며 기사 반?출입 심사 작업 시 적용되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조항 일부가 기사 사전 검열 시비를 야기하는 등의 문제점이 있어 그 개선이 필요하다.
남북언론 간 기사교류는 남북교류협력법의 사회문화협력 사업에 속해 주민접촉 신고와 협력사업자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또한 기사 교류를 할 때마다 통일부의 반입, 반출 승인을 받아야 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 간에 오가는 기사에 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명문화된 규정은 아직 제정, 공표되지 않았다. 단지 필요시마다 통일부가 중심이 되어 국가 유관기관이 국가보안법 등 남측의 현행 법률들을 고려해 기사 반출, 반입에 대한 승인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행정당국이 기사 반출, 반입 승인권을 행사하면서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 이의 시정이 요구된다.
첫째, 남북 언론의 정상적인 교류협력이 국제적으로 규탄 받는 국가보안법의 영향 하에 있다는 불행한 현실이 이번 남북 언론 기사 교류에서도 다시 확인되었다. 남측에서는 북측과 관련된 언론 및 예술 창작 활동에 대해 아직도 북한을 이롭게 할 목적으로 찬양·고무 등의 행동을 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벌하는 사례가 그치지 않고 있다. 국가보안법의 찬양, 고무 조항은 자유롭게 생각하는 자유를 짓밟는 시대착오적인 독소 조항이다. 유엔과 국제인권기구 등은 오래 전부터 국가보안법의 개폐를 요구하고 있다. 남북언론교류가 본격화 되어 양측의 기사 교환이 빈번해질 시대에 대비해서 국가보안법은 마땅히 개정 또는 폐기되어야 한다.
둘째, 남측 기사가 북측으로 보내질 때 통일부 승인 과정에서 언론에 대한 사전 검열시비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통일부는 단지 남측의 기사를 북측으로 보내는 데 대한 행정적 절차를 밟을 뿐이고 기사 검열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기사 반출 승인 과정에서 기사 내용에 대해 행정적 판단을 생략할 수 없어 남측에서 보장되는 언론자유의 영역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남측에서 행정적 절차에 따라 기사 내용의 적합여부를 판정하는 것은 불가하고 사법적 절차에 따른 판단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 북측 기사를 남측에서 보도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승인 절차는 최소 10일 정도가 소요되어 기사의 신속보도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반입 승인과정에서 국가보안법의 찬양 고무 조항 등이 적용되기 때문에 북측에서 작성한 정치, 사회 관련 기사는 원문대로 통과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북측에서의 기사 작성 형식과 내용은 남측과 매우 달라 이에 대한 적절한 사전 정지 작업이 취해지지 않는 한 원만한 기사 교류를 기대하기 힘들다. 오늘날 남북교류가 다방면에 걸쳐 활성화되고 있지만 지식산업 분야가 냉전논리로 제약을 받는 것은 고려할 사항이다. 기사 작성에서의 남북 차이는 언론 당사자들이 협의해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만 정부 당국도 과거의 고정 관념적 태도에서 벗어나는 전향적 태도가 요구된다.
남북교류협력법은 1990년도에 제정되어 교류 협력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현실의 변화에 맞게 부분적인 개정이 이뤄져 왔다. 언론은 법 제정 당시부터 최근까지 교류 사례가 드물어 관련규정 등이 수정 보완된 적은 없다. 언론은 사회문화협력사업 분야에 출판 보도라는 명칭으로 교육/학술, 문화/예술, 종교, 보건, 과학, 체육 등과 함께 속해 있다. 언론은 신속한 보도가 이뤄져야 하는 등 다른 사회 문화 분야와 차이가 있지만 아직 그런 점이 고려되지 않고 있다. 이상과 같은 미비사항은 향후 남북 언론이 기사 교류를 활발히 전개할 경우를 대비해 손질이 불가피하다.
북측에서 온 두 기사 가운데 하나는 남측 통일부의 행보를 비판하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촛불집회 북측 배후설을 강도 높게 성토하는 논평 형식의 기사다. 남측 언론본부는 지난 24일 통일부 사회문화교류과에 이를 통보하고 향후 남북 언론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법적 절차와 함께 북측 기사 반입 승인도 신청했다. 이같은 행정절차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측 언론본부는 통일부에서의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남북 기사교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남측 언론본부는 남측 언론매체가 북측과 기사 교류를 할 수 있는 창구역할을 담당해 향후 남북 전체 언론교류 협력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남측 언론본부와 북측 언론분과 간 기사교류는 남북 언론 교류 협력의 수위를 높인 기념비적 의미를 지닌다. 남북 간 기사 교류가 활성화되면 남북 언론의 보도 용어 문제 등을 해소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평화통일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남북 언론은 체제 내에서의 위상 차이가 분명하지만 ‘알릴 의무와 권리’라는 공통의 영역에서 기사 교류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실용과 선진화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기사 교류 승인 등에 대한 절차가 냉전시대의 기준에 따라 이뤄지도록 방치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남측 정부는 남북 언론 기사 교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개선해야 할 것이며 국가보안법도 개폐토록 해야 할 것이다. 남측 정부는 이와 함께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준수, 실천하면서 6자회담 진전에 따른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과 동북아 안보시대개막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