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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60일 조중동 보도 분석

'배후설' '전문시위꾼' 의제설정 실패

민왕기 기자  2008.07.02 14: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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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상황 따라 보도내용 이랬다 저랬다

동아 조선 중앙일보가 지난 5월초 촛불집회 초기에 제기했던 ‘배후설’을 최근에는 ‘전문시위꾼’ 색출로 몰고 있다. 촛불집회에 대한 조·중·동의 공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불법시위 엄단’ 발언 후 이들 신문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지난 5월2일부터 7월1일까지 조·중·동의 논조 변화를 살펴봤다.

6월초 “6월 항쟁 연장선”

촛불집회 초기인 5월초 조·중·동은 ‘배후설’을 부각시켰다. 중고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촛불집회를 ‘선동꾼들의 선동’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쳇말로 ‘먹히지 않았다’.

공세 수위도 최근 보도와는 완연하게 달랐다. 실례로 조선은 5월27일 사설 ‘‘촛불집회’, 엉뚱한 세력에 판 벌여줘선 안돼’에서 “경찰에 연행된 사람들 다수는 평범한 시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 쇠고기 수입반대와는 관련 없었던 집단들이 대거 가세하면서 집회가 불법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정도로 비판했다.

이후 시민들은 “대통령이 배후”라며 배후설을 조롱했고 자연스럽게 조·중·동의 촛불집회에 대한 공세도 수그러들었다. 나아가 조선은 촛불시위가 대규모로 펼쳐지자 5월 말과 6월 초 태도를 바꿔 촛불집회를 ‘참을 수 없는 순정’ ‘6월 항쟁의 연장선’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 조선 김창균 정치부 차장은 칼럼 ‘‘6·3’ ‘6·10’ 그리고 2008년 6월’에서 “2008년 6월 시위를 이끈 에너지는 ‘광우병 공포증’만은 아니다. 국민을 자신의 종업원 대하듯 하는 ‘CEO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은 화가 났다. 그래서 거리로 뛰쳐나와 “이명박 대통령은 ‘월급 사장’일 뿐이며, 임명권자는 지난 대선에서 그를 당선시킨 국민”이라고 외쳤다… 그런 점에서 2008년 6월은 6·10 항쟁과 맥이 닿아 있기도 하다”고 했다.

이후 조·중·동은 촛불집회에 대한 조심스러운 보도를 하기 시작한다. 조선의 경우 6월7일 기사 ‘대낮부터 차도로…새벽까지 시위’ 말미에 “그러나 이날 밤부터 시위대들은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 경찰이 바리케이트로 설치한 전경버스를 끌어내는 등 과격한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는 정도의 비판만 했다.

12일에도 ‘식지않는 촛불시위 언제까지’ 13일에도 ‘파릇파릇하던 잔디는 어디로’ 14일에도 ‘보수단체 “KBS·MBC 광우병 선동” 촛불시위 “KBS·MBC 사수하자”’가 제목이었다. 이때까지 조·중·동은 촛불집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켰지만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지는 않았다.

6월말 “무법천지·전문시위꾼”
조·중·동이 촛불집회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공세에 나선 것은 6월 중순부터. 촛불시위대의 조·중·동 사옥 항의방문이 격화되고 광고압박운동이 심화되면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조선은 17일 ‘색깔 변한 촛불…논쟁 불붙어’ 중앙은 ‘불법시위대 대놓고 “정권퇴진”…정부는 뭐하고 있나’ 동아는 ‘700여명 본사 사옥 앞 위압시위’ 등으로 시위대에 대한 전면 공세에 나섰다. 18일 조·중·동 3사는 한 목소리로 네티즌들의 광고압박 운동을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광고중단 압박, 조직적·악의적”’ ‘촛불 900명, 보수 20명 “죽이겠다” 협박’ ‘광화문, 법은 죽었다’ ‘탈취한 경찰봉으로 경찰차 부숴’ ‘청와대만 지키는 정권’ ‘‘인민재판’ 당한 경찰관’ ‘복면… 새총… 소수의 ‘시위꾼’ 그룹이 주도’ ‘경찰, 폭력시위 안막나 못막나’ 등으로 시위대의 불법행위를 전면 부각시키는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앙은 30일 사설 ‘무법천지 방치 이제 끝내라’에서 “담화나 발표하면서 주저할 때가 아니다. 시위 주도자들이 그제 밤과 같은 행동을 이어간다면 그건 국민의 안전을 빙자해 이 나라를 파국으로 몰아가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단호한 법 집행을 미루지 말라. 정부와 공권력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썼다.

그러나 문제는 조선 등이 ‘시위대 폭력은 덮고 “과잉 진압” 집중 방송’이라며 방송사와 경향·한겨레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경찰의 과잉진압은 상대적으로 축소보도하며 편파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