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명진·이하 방통심의위)가 1일 네티즌의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게시글 중 상당수에 대해 “위법” 결정을 내리면서 인터넷 상에서의 표현의 자유가 논란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방통심의위는 이날 위원장을 포함해 9명 전원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포털사이트 다음에 게재된 네티즌들의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 관련 게시글들에 대해 심의를 진행, 전체의 70%가량이 불법에 해당된다고 결정했다.
방통심의위가 심의 대상인 총 80건의 게시물 중 58건이 위법, 19건이 해당없음(3건 각하)으로 결론내린 것. 위법 결정에 대해선 ‘정보 삭제’가 결정됐다.
박천일 방통심의위원은 “정보 삭제가 결정된 58건은 기업명, 전화번호 등 리스트가 올라 있으며 광고주를 압박하는 불매운동을 벌인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1차 보이콧’에서 나아가 기업의 선택권을 침해해 자유 경제 질서를 해칠 수 있는 ‘2차 보이콧’으로 보고 삭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또 “‘해당없음’을 결정한 19건의 게시물은 조선, 중앙, 동아에 대한 논조를 비판한 것”이라며 “신문의 보도행태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게재한 것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언론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온라인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법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심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언론계 한 관계자는 “리스트 작성과 게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러한 광고 불매 운동이 조중동의 광고 수주 하락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공방은 방통심의위의 전체회의 도중에도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위원들은 “불매운동이 직접적 피해를 주었다는 뚜렷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둘을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미디어전략연구소 엄호동 연구위원은 “온라인 상에서 벌어진 ‘소비자 운동’으로 봐야 한다”면서 “일부 폐해에 대한 예방책 개념으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교육하는 수순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엄 위원은 “자칫 입맛대로 규제책이 될 수도 있다”며 “심의 규정도 위원마다 해석하기 나름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별개로 방통심의위의 판단이 영역을 넘어선 결정이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송경재 교수는 “표현의 자유와 규제 논리 중 어느 것을 우선 가치로 두느냐의 문제”라면서 “이번 건은 민주주의적 가치 문제이기 때문에 방통심의위 수준에서 결정낼 일이 아니다.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 등에서 면밀히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