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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국 '언론 전쟁' 전면전

조중동-경향·한겨레, KBS, MBC 공방 치열

김성후 기자  2008.07.02 13: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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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옥석 가리는 계기…상대방 비판 함몰도

조선 “언론이 시위대 선동”



   
 
  ▲ 30일자 조선일보 6면  
 
조선일보는 6월30일과 1일 연이틀 미디어면을 전면에 배치해 경향·한겨레신문, MBC, KBS 등을 비판했다. 매주 수요일 한 차례, 후면에 싣던 미디어면을 연이틀 그것도 6면, 8면으로 전진 배치한 것은 조선의 대응 수위가 어느 정도임을 짐작케한다.

내용 또한 공세적이다. 조선은 30일자 6면 ‘폭력시위 거의 보도 안하는 방송’에서 KBS와 경향·한겨레신문이 경찰의 부상은 눈 감고 다친 시위대만 부각시킨다면서 “이들이 촛불시위대의 불법 폭력시위를 정당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경향신문을 직접 겨냥한 ‘시위대 선동하는 경향닷컴’ 기사도 게재했다.

1일자 사설은 제목부터 섬뜩했다. 조선은 ‘KBS MBC가 전경 어머니들 마음을 매일 밤 인두로 지져댄다’는 사설에서 “국민의 방송이란 공영방송 전파가 장도리 쇠망치로 집단 린치를 당하는 전경들을 ‘폭력 경찰’로 뒤집어 놓으면서 전경 어머니들의 타는 속을 달군 인두로 또 한번 지져대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향 “조중동=불량언론”



   
 
  ▲ 28일자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28일자 1면 머리기사로 ‘조·중·동, 강경 부추기고 정부·여당, 끌려 다니고’를 실었다. 중앙일간지가 1면 머리로 타 신문을 비판하는 내용을 게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신문은 “매일 아침 조·중·동 신문들이 촛불집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를 여과없이 정치쟁점화하고, 곧이어 청와대와 정부가 대책을 내놓는 ‘반 촛불 공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9면 ‘“불량언론 소비자 손에 퇴출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다음 카페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회원들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한 것으로 “조·중·동이 정론직필의 길을 끝까지 거부한다면 불량제품이 소비자의 손에 의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는 카페 회원들의 주장을 빌어 ‘조·중·동=불량언론’으로 몰아붙였다.


사설·시사프로 등 전면전 양상

조선 중앙 동아일보와 경향·한겨레신문, 조·중·동과 KBS, MBC간 공방전이 치열하다. 그동안 미디어란을 통해 산발적으로 이뤄졌던 미디어 상호비판은 촛불정국 국면에서 사설과 기사, 시사 프로그램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29일 방송된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 제작 과정에 참여했던 정지민씨가 의도적인 사실 왜곡 문제를 제기한 지난달 25일부터 조·중·동이 방송에 집중 포화를 퍼부으면서 미디어 간 전면전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 30일자 조선일보 6면  
 
최근 미디어 간 비판의 화두는 촛불시위의 폭력을 어떻게 보느냐의 여부. 조·중·동은 경향과 한겨레, 방송이 “시위대의 폭력은 덮고 경찰의 과잉진압만 부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반면 경향과 한겨레는 조·중·동이 “촛불집회의 폭력성을 부각하며 정부에 강경진압을 주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성공회대 언론학과 김서중 교수는 “시민이 폭력을 당한 것을 지면에 실은 만큼 경찰의 부상도 일정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은 일견 맞는 말이지만 시위가 발생한 원인은 보지 않고 결과를 가지고 시위대의 폭력성만 부각하는 조·중·동의 보도 태도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간 비판이 전면적으로 벌어지면서 언론 보도의 잘잘못에 대한 분석 보다는 상대방 비판에만 함몰하는 극단적인 보도 행태가 나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일보 임철순 주필은 “미디어 간 비판의 이면에 이념과 관점의 틀이 작용하면서 사실에 눈을 감고, 없었던 문제를 만들어 내거나 과장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차제에 언론의 옥석을 구분하는 장으로 만들자는 의견도 있다. 경향신문 정치부 이재국 기자는 “어떤 언론이 사안의 본질과 진실을 실재하는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행태만을 침소봉대해 본질을 호도하는 거짓언론인지 국민과 독자들이 엄정하게 가렸으면 한다”고 말했다.